靑, 'USB 비공개' 기조 속 '野 책임' 전제 부분공개 가능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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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 저장장치(USB) 내용 공개 여부와 관련해 '비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남북 정상간 주고받은 자료인 만큼 정상간 신뢰 문제 등을 고려해 USB 공개를 절대 해선 안된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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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지속 요구시 '정치적 책임' 전제로 공개 가능성도
(서울=뉴스1) 김현 기자,김상훈 기자 =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 저장장치(USB) 내용 공개 여부와 관련해 '비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남북 정상간 주고받은 자료인 만큼 정상간 신뢰 문제 등을 고려해 USB 공개를 절대 해선 안된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중론이다. 다만, 국민의힘 등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논란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USB에는 동·서해와 접경지역 경제 벨트를 중심으로 하는 남북간 경제 협력을 골자로 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중 에너지 및 전력 분야로, 신재생에너지 협력과 낙후된 북한의 수력·화력 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슈퍼 그리드망(광역 전력망) 확충 등의 내용이 대력적으로 담겨 있을 뿐 원전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게 청와대 등의 설명이다.
또한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해당 USB는 도보다리가 아닌 정상회담이 진행됐던 판문점 평화의집 1층에서 건네졌다.
이같은 USB 내용을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청와대 내부는 정상간 주고받은 자료를 국내 정치 문제로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류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USB' 내용 공개를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에 "절대 공개해선 안 된다"며 "외교상 기밀문서이고, 정상회담 장소에서 건네진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로 가지 않아 열람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USB 공개 여부'에 대해 "정상회담 차원에서 정상 간 논의의 보충자료로 제공한 자료를 공개한다는 것은 정상회담 관행과 남북관계 상황을 비춰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러나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책임'을 전제로 부분적으로라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은 "책임을 전제로 (공개) 검토는 해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무책임한 마타도어나 선거용 색깔론이 아니면 야당도 명운을 걸어야 되는 것 아니냐. 청와대에서도 책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상황을 무릅쓰고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USB 내용을 공개해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이적행위'라고 문 대통령을 공격했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등 정치적으로 책임질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건영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문건을 공개한 사실을 언급, "이제 김 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만약 잘못을 인식하셨다면 즉시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시라. 그것이 정치 지도자라면 응당 갖춰야 할 기본 자세"라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공개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에너지 및 전력분야 부분 정도를 공개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정보위에서 (비공개로) 공개하면 된다"며 "그렇게 해서 해명이 되면 (원전 추진을) 안 했다더라"고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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