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증권·우리은행, 라임 부실 알고도 펀드 팔았다"
[앵커]
1조 6천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낳은 것으로 추산되는 라임펀드.
라임펀드를 주로 판매해 온 KB증권과 우리은행이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알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문건을 KBS가 단독입수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은행의 내부문서를 확보하고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KB증권이 작성한 이른바 '델타원 보고서'입니다.
작성 시기는 2019년 2월, 라임펀드가 불티나게 팔리던 때였습니다.
위험도가 높을 경우, "펀드 손실률이 최대 52%"에 이를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라임에 대한 대출 담보비율을 50%로 높이면 KB증권의 손실은 제한적"이라며, 대신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라임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알았다는 뜻입니다.
KB증권은 약 570억 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팔았는데 이 보고서 작성 뒤에도 20여일 동안 계속 판매했습니다.
1조 원 넘게 라임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 역시 사전에 위험 가능성을 알았습니다.
우리은행의 내부보고서, 역시 라임펀드 판매가 한창이던 2019년 3월과 4월, 리스크 관리부서가 작성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없는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펀드 내 부실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불가하다', 그리고 최대 3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 실사를 나갔던 우리은행 직원은 KBS 취재진에게 '라임에서 얘기한 것과 완전히 다른 상품을 우리가 팔고 있었다는 걸 2월 말부터 인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검찰은 KB증권의 내부 보고서를 확보하고 임직원들 소환에 나섰습니다.
[KB증권 리스크관리 임원/음성변조 : "리스크 관리를 했는데, 그게 시기상 판매 시기하고 겹치다 보니까.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에 부실 가능성을 알았는지, 부실 가능성을 안 뒤에도 왜 계속 펀드를 판매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사기죄가 성립까지 될 수가 있죠. 고의로 부실한 것을 알면서도 안전한 상품처럼 팔면서 뭘 얻었나 대가로? 수수료를 얻었지 않습니까."]
검찰은 조만간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 관계자들도 소환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배정철/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현석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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