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미는 '가덕도 신공항'.. 주춤한 집값에 다시 기름붓나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표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가덕도 신공항 건립에 박차를 가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 강서·사하구, 창원 진해구, 경남 거제 등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튀어오를지 주목된다. 이들 지역은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발표된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크게 오르다 최근 주춤한 상황이었다.
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연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립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여야 합의 아래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29일 부산을 찾아 "민주당은 부산 시민에게 더 이상의 희망고문을 드리지 않겠다"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2월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건립으로 인한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 강서·사하구, 창원 진해구, 경남 거제 등지의 집값은 지난해 11월 17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크게 뜀박질을 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가덕도가 소속된 행정구역인 부산 강서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둘째주 1.36% 급등했다. 인근 사하구는 한 주 뒤인 12월 셋째주 0.83% 올랐고, 창원 진해구는 같은 기간 0.61% 상승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아파트값이 하락일로였던 거제는 12월 상승 전환한 데 이어 1월 첫째주 0.24% 올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급등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주 아파트값은 부산 강서가 0.19% 오른 것을 비롯해 사하가 0.28%, 창원 진해가 0.18%, 거제가 0.16% 오르는 등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0.29%)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부산 강서·사하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지만 잠잠해진 와중에도 신고가 행진은 이어지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8억5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1월 23일 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지 두 달여 만에 2억5000만원이 뛴 것이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 ‘대림e편한세상사하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17일 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7일 3억63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20여일 만에 5700만원 올랐다.
가덕도 신공항이 총선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들 지역 집값은 다시 큰 폭으로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인근 거제와 창원 진해구는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도 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폭풍 전야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가덕도 인근 창원 진해구 용원동의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거래가 꽤 많았지만, 최근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라면서 "2월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도입 시기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그때 내놓으려는 사람이 많고 현재 전용면적 84㎡ 2억 중반대 매물도 3억 이상까지 바라보는 집주인이 많다"고 했다.
아파트에 이어 공항 관련 산업 개발부지 등으로 쓰일 토지도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가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모양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부산 강서·사하구, 창원 진해구, 거제의 1월 토지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비율)은 33.1%로 전월(25.4%) 대비 크게 높아졌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63.7%로 전월(62.2%)보다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도 3.1명으로 전월(2.4명)보다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기정사실화가 지역 부동산 가격을 한 번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덕도 신공항이 생기면 인근 강서·사하·사상구, 거제 등 지역에서 개발부지로 사용될 땅은 물론 근무자들이 거주할만한 아파트 수요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호재 소문에 반짝 오르며 가격에 반영된 데 이어 선거 국면으로 신공항 건립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2단계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가덕도 신공항 이슈 지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 가격도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아파트의 경우 시장에 돈이 돌면서 덜 오른 지역을 찾는 수요가 계속되는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거제와 창원 진해구 등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