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대 서울, 재확산 위험 여전..신규 집단감염 1월만 92개
지난해 11월 집단감염 81개..8월은 60개
"은밀한 전파로 언제든 대규모 확산 가능"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서울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6일째 100명대를 유지하는 등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집단감염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재확산의 위험이 엄습하고 있다.
1월 들어 병원, 요양시설, 사우나, 교회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집단감염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1월 소규모 집단감염은 92개소에서 새롭게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81개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14%가량 증가한 것이다.
소규모 집단감염은 언제든지 대규모로 전파될 수 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강서구 댄스교습시설 관련 집단감염,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등은 규모를 키우며 수백명 이상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가 만연한 만큼 소규모 집단감염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소규모 집단감염이 언제든 대규모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종식 이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발생한 신규 집단감염은 총 92개였다. 지난달 일평균 확진자 수(158.5명)와 비슷한 규모였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11개(13.5%)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집단감염이 총 60개였다. 불과 5개월만에 53% 이상 급증한 것이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차 대유행'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집단감염은 증가하고 있다. 집단감염의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나의 집단감염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3차 대유행 이후에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92개의 집단감염 가운데 세 자릿수 이상 확진자가 나온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중구 복지시설(노숙인시설)'로 지난달 31일 기준 관련 확진자는 총 52명이다. 두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곳도 '성동구 한양대병원'으로 관련 확진자는 44명이다. 이들 집단감염은 연일 산발적으로 확진자를 양산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1월에는 강서구 댄스교습시설에서만 총 18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마포구 교회 관련 동대문구 고등학교에서도 96명의 확진자가 나와 100명에 육박했다.
8월에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만 623명이 나왔다. 8·15 도심집회 관련 확진자(87명)를 포함하면 2개의 집단감염에서만 8월 확진자가 30% 발생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지역사회 저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연속적인 전파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라며 "코로나19가 은밀하게 전파되고 있던 중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이게 되면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는 무증상 확진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어디서든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확산될 수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세 자릿수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강서구 댄스교습시설 관련 집단감염,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모두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쏟아졌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물에 비유하며 "물(확진자)이 계속해서 넘치고 있는 상황이다. 물웅덩이(집합장소)만 있으면 언제든지 물이 고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역사회 집단감염은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집단감염 발생→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순이 번갈아가면서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수급 상황이나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 등은 장담할 수 없는 문제"라며 "올해 내로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소규모 집단감염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임시검사소와 선제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전반에 무증상 감염자들이 퍼져 있다"면서 가정용 진단키트(홈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홈키트를 개발·수입해 국내에서 사용한다면 소규모 집단감염의 수를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호주와 미국 등에서는 선별진료소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홈키트를 상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매번 진행할 수 없다. 백신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력을 알 수 없다. 홈키트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에도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면서 "결국 소규모 집단감염을 줄이는 것이 대규모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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