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남자' 홍남기가 자꾸 태클을..

세종=유선일 기자 2021. 2. 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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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호흡을 맞춘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각 초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으로 손발을 맞췄고,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깐깐한' 이 대표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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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2021.02.01. photo@newsis.com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이 대표 발언 후 불과 4시간 만의 대응이다. 홍 부총리는 추경 편성 논의를 하더라도 3월에나 가능하고, 선별·보편 지원 병행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호흡을 맞춘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 대표가 국무총리로 있는 동안, 홍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부총리로서 부사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 돌아가면서 홍 부총리는 ‘나라 곳간지기’로서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홍남기 “보편·선별 병행, 수용 못 해”
홍 부총리는 2일 오후 2시 30분경 페이스북에 ‘재정의 역할과 기재부의 책임, 진중하게 고민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홍 부총리는 “3차 재난지원금이 빠르게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4차 지원금 지급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크게 겪고 계신 분들의 피해와 고통에 저도 가슴이 시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한창이고 3월이 돼야 마무리된다”며 “최근 방역상황도 방역단계 향방을 좌우할 경계점이며, 경기동향도 짚어보고 올해 슈퍼예산 집행 초기 단계인 재정상황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2월 추경 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여진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추가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책 결정시 필요성, 합리성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코스트(cost)가 따르고 제약이 있다는 점도 늘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와 각 세운 홍남기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2. photo@newsis.com

홍 부총리가 게재한 글은 이날 오전 있었던 이낙연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코로나처럼, 민생과 경제에도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하다”며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며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오랜만에 정치의 품위를 느낄 수 있는 격조 있는 연설이었다”고 반응했다.

이런 상황에도 홍 부총리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나라 곳간지기’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그간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보편 지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이 때문에 이재명 지사와 수시로 대립각을 세웠다.

홍 부총리가 이낙연 대표의 연설을 ‘콕 집어’ 반박한 것을 두고 당정 갈등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각 초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으로 손발을 맞췄고,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깐깐한’ 이 대표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가 2018년 12월 부총리로 취임하면서 한층 강화된 사수-부사수 관계는 이 대표가 지난해 1월 ‘정치인’으로 돌아가면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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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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