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덕본 항공사들, 올핸 그마저도 경쟁 치열

구본권 2021. 2. 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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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해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국내 대표 항공사들은 흑자를 냈다.

국내 대형 항공사들의 '코로나 선방'은 화물운송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이정현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수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을 재개함에 따라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화물부문 이익규모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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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지난해 '호실적'
화물 매출비중 높아 수익 내
여객 급감한 외국사는 큰 손실
중국동방항공·루프트한자 등
155대 좌석 뜯어내고 화물운송
국내사 '화물 특수' 감소할 전망
업계 "여객 수요 어서 살아나길"
2020년 9월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이 A350 여객기에 화물을 탑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A350-900 여객기 1대의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화물탑재 공간으로 개조했다. 이번 개조로 5톤의 추가 화물을 적재해 편당 23톤의 화물 수송이 가능하다. 공항사진기자단.

코로나19로 지난해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국내 대표 항공사들은 흑자를 냈다. 화물 운송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화물 운송용으로 앞다퉈 개조하면서 화물 운송 부문에서의 항공사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국내 두 항공사의 화물 부문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국제 항공산업 데이터업체인 시리움의 ‘2020년 항공산업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여객기 좌석을 화물칸으로 개조한 기체는 155대다. 이 중 96대는 여전히 화물칸으로 운용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중국계 항공사다. 10개 항공사가 38대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항공사별로 보면, 중국동방항공이 에어버스 A330 14대로 개조 항공기 수가 가장 많다. 뒤 이어 루프트한자가 A330 10대, 에미레이트항공이 보잉 B777-300ER 10대 순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대한항공이 여객기 2대(B777-300ER)를, 아시아나항공은 1대(A350-900)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에 투입하고 있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해 코로나 확산 초기에 여객기 좌석에 화물상자를 싣고 운항하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3월부턴 좌석을 철거하고 화물기로 개조했다.

이런 기체 개조는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항공사들의 고육지책의 산물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지난달 발표된 미국 항공사들의 지난해 연간 손실액은 델타항공 124억달러, 아메리칸항공그룹 89억달러, 사우스웨스트 31억달러 등 모두 350억달러(약 39조원)에 이른다. 국내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흑자를 낸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시장 분석가들은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억원은 웃돌 것으로 본다.

국내 대형 항공사들의 ‘코로나 선방’은 화물운송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다. 대부분 항공사들은 매출 90%를 여객부문에 의존하는데 반해 대한항공은 화물 비중이 30%나 된다. 특히 168대의 보유항공기중 화물전용기만 23대다. 아시아나항공도 보유 항공기 86대 중 12대가 화물 전용기다. 대만의 중화항공을 빼면 글로벌 주요 항공사 중 가장 높은 화물 비중이다.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든 ‘코로나19 상황’에선 전용 화물기 보유 비중이 큰 사업 구조가 회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된 모양새다. 미국과 유럽에는 페덱스·유피에스(UPS) 등 화물운송 전문기업이 있는 터라, 항공사들은 여객운송에 전적으로 무게가 쏠려 있다. 델타·유나이티드·아메리칸항공 등엔 화물전용기가 한 대도 없다.

다만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 특수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이정현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수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을 재개함에 따라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화물부문 이익규모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화물운송 기여 못지않게 비용 감소로 인한 불황형 흑자에 가깝다”며 “순환휴직으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비행기가 못뜨면서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기름값이 절약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화물이 최대한 역할을 해줬는데 올해까지 화물이 버텨주고 3분기부터 여객 수요가 살아나길 기대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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