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될 줄 알았더니.." 평택대·경기대 옛 재단 인사 복귀에 진통

홍용덕 2021. 2. 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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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와 경기대가 사학비리 후유증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학 정상화를 위해 꾸린 임시이사회가 외려 과거 비리 관련 인사들을 복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 평택대지회는 2일 "옛 비리 재단 관련 인사를 총장 직무대행에 임명하는 등 사학 적폐를 복귀시킨 임시이사회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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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 교수노조 "사학적폐 복귀 임시 이사진 사퇴를"
경기대 교수 학생 등 "비리 총장 이사 선출 철회해야"
지난달 13일 진희권 경기대 교수회장(가운데)과 김경동 경기대 노조위원장(왼쪽), 홍정안 경기대 총학생회장이 손종국 전 총장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홍용덕 기자

평택대와 경기대가 사학비리 후유증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학 정상화를 위해 꾸린 임시이사회가 외려 과거 비리 관련 인사들을 복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 평택대지회는 2일 “옛 비리 재단 관련 인사를 총장 직무대행에 임명하는 등 사학 적폐를 복귀시킨 임시이사회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평택대는 학교 운영과 관련해 전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 조기흥(89) 전 명예총장이 2018년 여직원 성추행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으로 2018년 8월 법정구속된 뒤 2018년 12월부터 교육부에서 파견한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 중이다.

임시이사 체제에서 뽑힌 신은주 전 총장은 ‘전임 교원 등에게 강의 수당을 과다하게 지급했다’며 지난해 10월 직위해제됐다. 이후 총장 직무대행 선임 작업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지난해 10월 임기가 끝난 1기 임시이사회는 당시 오일환 교수(국제지역학부)를 총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 그러나 이후 꾸려진 2기 임시이사회는 정관을 바꿔 불과 3개월여 만에 오 교수 대신 김문기 교수(신학과)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평택대 교수들은 김 직무대행이 과거 조 전 명예총장이 저지른 비리에 연루된 인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경수 교수(미디어디자인 전공)는 “김 직무대행은 옛 재단의 주요 교무위원이었고 과거 조 전 총장의 자녀를 교수로 채용한 비리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 (채용) 비리를 의결한 위원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 직무대행이 보직을 맡긴 한 교수도 “조 전 명예총장이 부당하게 임용해 승진시킨 분”이라며 “학교를 정상화하자고 했더니 옛 재단 관련 인사를 복귀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경기대 역시 과거 비리로 구속됐던 손종국(68) 전 총장의 정이사 선출 문제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경기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노조는 학교법인 경기학원에 손 전 총장을 정이사로 선출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임기가 끝난 개방이사를 먼저 선출한 뒤 자리가 빈 이사들을 뽑도록 경기학원과 교수회 등에 알렸다. 당시 경기대 이사회는 정원이 8명이었지만 사직과 임기 만료 등으로 2명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경기학원은 교육부 지침을 무시한 채 교육부가 개방이사를 추천하기 이틀 전인 12월29일 이사회를 열어 이 대학 설립자 아들인 손종국 전 총장 등 3명을 이사로 선출했다.

진희권 교수회장은 “규정을 어긴 채 옛 재단 핵심 인물인 손 전 총장을 뽑은 것은 대학 정상화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손 전 총장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 교수 채용 비리와 교비 5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물러났으며, 최근에도 교수 채용 대가로 2억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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