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방역·민생·경제'로 대야 공세 고삐..선거 기싸움 고조
한일 해저터널 구상에 "친일" 공세..4일 법관 탄핵안 표결
"野, 이 이슈들 때문에 법안 처리 비협조적이진 않을 것"
보궐선거 가까와질수록 신경전.."與 독선으로 비칠 수도"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을 향한 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북한 원전 건설' 의혹 제기에 "거짓"이라고 일축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한일 해저터널' 발언에는 "친일적 의제"라고 규정하는 등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안도 표결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
보수 야당의 반발로 2월 임시국회 입법과제 103건 처리 계획에 차질이 생길 거라는 우려가 없진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민생·경제 법안들인 만큼 반대 명분이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야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보수 야당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제기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응수하고 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원전은 거론되지 않았다.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신 USB에도 원전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거짓 주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했으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직격했다. 여권은 의혹 제기에 앞장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한일 해저터널 건설' 구상을 밝힌 데 대해서는 '친일' 프레임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펴고 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해저터널을 통해 우리가 얻는 수익은 일본으로 차가 간다는 것밖에 없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이거야말로 이적행위에 가깝다"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과 함께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 오는 4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0명을 비롯해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김홍걸 의원 등 총 161명이 참여했다. 의결정족수인 재적 과반수를 넘겼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있으나 이와 관계없이 임 판사 탄핵안은 의결될 전망이다.
여당은 제1야당 비대위원장의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선거 공약에 '친일' 프레임을 씌워 비판하면서 한편으로는 헌정사 초유의 법관 탄핵까지 강행하면서도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단 174석을 갖고 있고, 코로나 피해 대응 입법들이 많아 야당이 반대할 명분도 딱히 없다는 이유에서다.
원내 한 관계자는 뉴시스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이 이슈들 때문에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식으로는 나오지 못할 것이다. 민생 이슈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정쟁으로 민생 법안 처리를 방해하는 모습이 연출될 경우 4월 보궐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협조까진 아니더라도 법안 처리 문제로 각을 세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법안 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 정치적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당이 판사 탄핵안을 야당 불출석 상태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키게 되면 주목을 받게 되고, 이는 '독선'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경우에는 무기력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약자에 대한 동정심이 강한 편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선거를 생각한다면 처절히 당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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