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박철완 "배당 7배 늘리자"

김강한 기자 2021. 2.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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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우군 만들려는 포석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도전을 시작한 조카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을 7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박 상무는 지난달 27일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끝내고 지분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시, 삼촌에게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이번 제안은 전체 지분의 약 50%를 차지하는 소액주주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최근 금호석화 측에 주주에 대한 파격적인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보통주는 기존 1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는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이다. 박 상무 측 관계자는 “금호석화는 지난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배당 확대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금호석화가 지난해 영업이익 7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전망한다.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의료용 장갑 원료인 NB라텍스와 각종 플라스틱 원료인 고부가합성수지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NB라텍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다.

금호석화 측은 박 상무의 배당 확대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상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배당금으로 3000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 측은 “금호석화는 그간 부채비율을 50%대로 유지하면서 이익을 투자로 돌리는 내실 경영을 해왔다”면서 “업황은 부침(浮沈)이 있기 마련인데 당장 실적이 좋다고 가진 현금을 무작정 배당에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박 상무의 제안을 주총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재계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도 있기 때문에 박 회장 측도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박철완 상무(10%), 박 회장(6.69%),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7.17%), 국민연금(8.16%)이 주요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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