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면 망한다는 얘기의 주범이 공매도.. 금지 1년 연장해 존치 여부 따져야"
“그동안 국내에서 ‘주식 하면 망한다’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이 공매도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정의정(63·사진) 대표는 2일 “수십년간 외국인·기관에 유리한 공매도 제도 때문에 개인 주식 투자자는 늘 손해만 봤다”며 “오는 3월 종료되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1년 정도 더 연장하고, 내년 3월에 공매도 제도의 존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이번에야말로 공매도 제도의 영향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고 영원히 금지할지 허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투연은 회원들 회비로 모은 600만원으로 정부서울청사와 국회 앞을 오가는 ‘공매도 반대 홍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은행·대기업에 다니다 2년 전쯤 은퇴한 정 대표는 2019년 10월 한투연을 만들었다. 현재 인터넷 카페의 회원은 3만6000명 수준까지 늘었다.
공매도는 기업의 회계 부정을 잡아내거나, 과도하게 오른 주가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내려 주는 ‘증시 과열 해소’의 기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 대표는 “그렇다면 과연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약 10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느냐”고 되물었다.
개인들이 좀 더 쉽게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대해 그는 “위험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정보력, 자금력, 매매 기법의 숙련도 등의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손해만 보게 될 것입니다.” 정 대표는 “주식 투자자가 1000만명까지 늘었다고 하는데, 금융 당국이 나서서 개인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금은 공매도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게임스톱의 주가를 끌어올린 미국 개미들처럼 특정 종목을 찍어서 매수하는 ‘집단행동’을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된 뒤 특정 종목에서 개인들이 큰 손실을 봤다고 생각된다면 공매도 세력에 맞서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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