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방백서, 日 '동반자' → '이웃국가' 격하.. "수출규제 등 반영"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2021. 2.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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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가 일본을 '동반자'가 아닌 '이웃 국가'로 표현의 격을 낮춰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군은 이날 공개한 국방백서에서 "일본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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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유권 주장-日초계기 위협.. 일본의 책임 조목조목 따져
軍 "특별한 의미 둘 필요없다"에도 "한미일 공조균열 모양새" 지적
日 "수용못해.. 매우 유감" 반발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와 캐나다군이 지난달 28일 괌 인근 해상에서 다국적 대잠수함 작전 훈련 ‘시 드래건’을 실시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군이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가 일본을 ‘동반자’가 아닌 ‘이웃 국가’로 표현의 격을 낮춰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군은 이날 공개한 국방백서에서 “일본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기술했다. 2년 전 발간된 ‘2018 국방백서’는 일본에 대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군 안팎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중국 견제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각 공조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엇박자’를 취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한국의 국방정책을 대내외에 알리는 한편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공식 문서다.

일본을 ‘이웃 국가’로 격하한 것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도 “외교부 등과 많이 협의했고, 불편한 (양국) 관계가 있어서 군 차원에선 (이웃 국가라는 표현을) 가장 타당하게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뿐만 아니라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수출 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것에 대한 ‘상응 조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2년 전보다 대일(對日) 비판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2018 국방백서’에는 “일부 일본 정치 지도자의 역사 인식과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등은 양국 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는 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이번 백서는 “일부 일본 정치 지도자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비롯해 2018년 12월 구조 활동 중이던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위협적인 근접 비행, 그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인 언론 발표로 양국 관계는 난항을 겪었으며…”라고 일본의 책임을 조목조목 따졌다.

군 소식통은 “현 정부 들어 국방백서에 한일 관계 악화가 뚜렷이 투영되면서 북한과 중국에 한미일 3각 공조가 삐걱거린다는 인식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2020 국방백서’에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것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방위성 당국자가 주일 한국대사관 무관을 불러 “우리나라(일본)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라고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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