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터로..고용불안은 진행형
[KBS 울산]
[앵커]
지난해 말 병원 내 영양실을 담당하는 용역업체가 변경되면서 갑자기 집단 해고된 동강병원 조리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다행이기는 하지만 용역업체 변경에 따라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양실에 있어야 할 조리원들이 병원 복도에 섰습니다.
병원 측이 지난해 새로운 업체와 영양실 운영 용역계약을 맺으며 일터에서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고된 조리원 28명 중 퇴사한 12명을 제외한 16명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고 한 달여 만에 다시 일터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병원과 용역업체가 이들을 모두 고용하기로 한 겁니다.
[박순덕/해고 조리원 : "노숙생활 아닌 노숙생활을 해야 했고, (병원) 복도에 신문지 깔고 잤던 일, 그런 게 좀 힘들었지만, 주위에 많은 호응 덕분에…."]
다만, 일부만 영양실로 복귀하고, 나머지는 병원 보조직과 환경미화직으로 일하게 될 예정입니다.
다행히 이번 합의로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지만, 그렇다고 고용불안, 해고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닙니다.
사실상 민간 사업주가 다른 업체와 용역계약을 맺더라도 기존 용역업체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침에는 도급사업주, 즉 원청은 이런 경우 고용 승계 등의 방법으로 노동자의 고용과 근로조건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그저 권고 수준에 그칠 뿐인 겁니다.
[이장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장 : "사실 고용은 생명과 같습니다.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대로 고용을 유지해 주는 것, 이런 것들이 법제화돼야 해요. 법제화돼 있으면 이런 걱정은 없을 거다…."]
정치권에서도 선거 때만 되면 입법을 약속하지만, 해가 지나도록 변하는 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박서은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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