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증발' 가속화..업종별 상황은?
[앵커]
코로나19 이후 대체로 대기업은 좋아지고, 소상공인은 어려워지는 'K자 회복'을 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문제는 대기업들 매출이 는다고 일자리가 함께 많아지는 건 아니라는 점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500대 기업 일자리를 살펴봤더니 9천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경제부 김진호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오늘 이야기할 통계가 어떤 자료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예 말씀하신 대로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지난해 일자리 통계입니다.
기초 자료는 국민연금이 공개하는 가입자 자료를 토대로 분석된 내용입니다.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는데요.
국민연금공단이 사업장마다 국민연금을 새로 취득하는 사람과 또 국민연금을 탈퇴하게 되는 상실자를 구분해서 숫자를 발표합니다.
이 숫자로 각 기업마다 고용 상황을 추정한 겁니다.
[앵커]
그 분석을 토대로 지난해 500대 기업의 일자리 증감을 집계했더니 9천 개 넘게 줄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가장 많은 순고용 감소세를 보인 곳은 '유통공룡' 롯데쇼핑이었습니다.
롯데쇼핑은 이 순고용 감소가 3,200명이 넘었습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봐도 순고용 감소 폭이 커지는 게 확인됩니다.
롯데쇼핑 측에 확인해보니까요.
기업 내 구조조정과 코로나19 여파가 맞물렸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 백 십여 곳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롯데쇼핑 다음은 영화 업계의 CGV였는데요
지난해 2천4백여 명 줄었습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CGV에서 일하던 사람이 4,100명이 넘었는데, 절반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에서 어떤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게 됐느냐 하면, 마트나 극장 일선에서 소비자에게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해당 기업 안에서도 비교적 약한 고리라고 할만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반대로 지난해 코로나 덕을 본 기업들도 있지 않습니까?
거기선 그래도 고용이 꽤 늘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집값 급등과 또 주식 열풍 속에 이른바 '영끌'과 '빚투' 덕을 본 업종이 있습니다.
금융권인데요.
5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거로 예측됩니다.
그중에서 은행권을 보면 2년 전에는 1,000명 넘게 고용이 늘었는데, 지난해 오히려 400명이 줄었습니다.
비교적 코로나19 영향을 빨리 벗어나고 있는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1,700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의 충격과 상관없이 일자리 숫자만 놓고 보면 대기업에도 찬바람이 불었다는 뜻일 겁니다.
[앵커]
그런데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이런 대기업의 고용변화 추세까지 모두 바뀌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코로나19를 산업구조 변화의 촉매제, 또 기폭제로 표현합니다.
실제로 고용 형식이나 일자리 종류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유통업 같은 경우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축이 옮겨졌죠.
앞서 유통업체 롯데쇼핑 말씀드렸는데, 온라인 유통업체인 쿠팡에서는 지난해 만 개 일자리가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런데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상품분류나 배송 업무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산업변화에 따른 고용 변화 역시 더 빨라질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은행도 카카오뱅크 같은 온라인 은행이 더 크게 성장하고요.
자동차나 반도체 업계도 자동화, 또 로봇화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잃게 되고 변화하는 일자리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가 핵심 과제로 남게되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설명드리면서 500대 대기업 일자리 감소폭을 살펴봤는데요.
이게 중요한 이유를 들어왔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500대 기업에 있어서 순고용이 감소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기존에 중산층에 머무르고 계시던 분들 중에서 더 이상 중산층이 아니라 하위 계층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이러한 분들이 많아질 가능성을 의미하는 거거든요."]
예, 중산층이 얇아지면 사소한 충격에도 우리 경제나 사회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요.
취약계층을 향한 시선만큼이나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픽:고석훈
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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