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어쩌나 "아쉬워도 못 가".."몰래라도 밥 한 끼 해야지"
[앵커]
올해 설 연휴, 어떻게 보낼 예정이신가요.
직계라도 사는 곳이 다르면 5명 이상 모여선 안 된다는 수칙에 영상 통화로 인사를 대신하거나 제한 인원에 맞춰 만나겠다는 가족들이 많지만,
밥 한 끼는 해야 하지 않느냐며 몰래라도 만나겠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추석 이후로 대전에 있는 친정 부모님 얼굴을 보지 못한 허정은 씨.
딸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뵈려 했다가 5인 모임 금지 지침에 별수 없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갈 생각에 설렜던 아이들은 아쉬움을 달랩니다.
[김라온 / 서울 광장동 : 원래 설에 지유 언니랑 놀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가서 아쉬워요. 저는 할머니 보고 싶은데 안 내려가서 속상해요.]
[허정은 / 서울 광장동 : 좀 서운해하시긴 하시지만 그래도 오진 말라고 하세요. 근데 이제 엄마는 제 딸이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직접 만나서 용돈도 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신 것 같아요.]
지난해 8월 결혼한 최희원 씨는 고민 끝에 경북에 있는 시댁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부모님 생신 때도 못 갔는데, 이번 설까지 그냥 넘기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섭니다.
대신 남편과 둘이 가서, 시부모님과 간단히 식사만 하고 올라올 계획입니다.
[최희원 / 서울 녹번동 : 결혼하고 나서 부모님 뵈러 찾아간 적이 없어요. 추석 때도 그렇고. 안 가는 것도 이제는 너무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요. 부모님을 너무 오랫동안 못 뵀으니까 좀 죄송스러워서.]
직계 가족이라도 5명 이상 모이면 안 된다는 지침이 나오자, 자식들 고민을 덜어주려 오지 말라고 먼저 연락한 아버지도 있지만,
[조정기 / 서울 진관동 : 오는 건 최대한 피하자, 다음에 또다시 기회가 올 테니까 견디자. 영상으로 만날 거예요.]
손주 얼굴을 못 본다고 생각하면 너무 섭섭하다는 어머니도 있습니다.
[박행옥 / 서울 불광동 : 굉장히 섭섭할 것 같아요. 왜냐면 차례도 지내야 하고 외롭잖아요. 손주가 하나 있거든요, 근데 못 오잖아요.]
그래도 설인데 몰래라도 가족들 불러 밥 한 끼는 먹어야겠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 / 서울 불광동 : 전부 다 바쁘니까 명절 때가 아니면 못 만나잖아요. 과태료 안 내고 몰래라도 만났으면 좋겠거든요.]
당연한 풍경이었던 차례상과 세배, 가족과의 밥 한 끼조차 어려워진 현실.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 커져 가는 설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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