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위 수장 불륜에 격분.. '서로 감시' 경호팀 4개로 쪼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김씨 일가에 대한 경호 업무를 전담해 온 호위사령부가 2018년 잇따라 터진 추문과 비리로 1·2인자가 숙청되는 등 해체 수준의 조직 개편을 당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호위사의 전횡을 막고 경호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호위사를 4개 부서로 쪼개 상호 감시·견제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호위사 정치위원 김성덕 상장(별 셋)은 2018년 하반기 노동당 조직지도부 검열을 받았다. 횡령 혐의로 체포된 호위사 재정담당 김모(여·29) 소좌(소령)로부터 뇌물과 성상납을 받은 혐의였다. 고강도 조사 끝에 김 소좌는 사령부 산하 무역회사 책임자 등과 함께 같은 해 11월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사건으로 김성덕은 윤정린 호위사령관(대장)과 함께 동반 해임된 뒤 평남 개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고 했다.
호위사령부는 김정은 근접경호, 특각(별장) 경비를 비롯해 김정은 일가와 최고위층에 대한 경호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양복 정장 차림으로 김정은 방탄 벤츠를 따라 뛰어 유명세를 탄 ‘방탄경호단’도 호위사 소속이다. 김정은은 이처럼 자신의 안위를 책임지는 조직에서 추문·비리가 잇따른 것에 충격을 받고, 경호 부대 3개를 신설해 호위사의 권한·기능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7월 김정은이 ‘정전협정체결 67주년’을 맞아 군부 핵심 인사들에게 ‘백두산 권총’을 수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호위사령관, 호위국장, 당중앙위원회 호위처장, 국무위원회 경위국장 등이 권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호위사령관을 제외한 3개 직위의 존재는 이때 처음 공개됐다.
이들은 3개월 후인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부대원들을 이끌고 열병 행진도 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 때 얼굴이 여러 번 노출돼 국내에도 익숙한 김철규 호위사 부사령관은 국무위 경위국장에 발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경호 체계의 전면 개편은 신변 안전에 대한 김정은의 불안감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김정은이 고위 외교관을 비롯해 엘리트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사회 전반의 기강·충성도가 무너지는 것을 우려해 신변 경호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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