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승강기 타라"..배달 노동자들, '아파트 갑질' 인권위 진정
[앵커]
코로나19 시대에 배달 노동자는 그야말로 필수가 됐습니다.
그런데 일부 아파트에서 이들의 오토바이 진입이나 주민용 엘리베이터 이용을 막고 있습니다.
참다못한 배달 노동자들이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 차 배달 노동자 이성희 씨.
주문받은 물건을 싣고 서울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에 도착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안 요원이 불러세웁니다.
주민이 아니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소지품을 맡기라는 겁니다.
[오피스텔 보안 요원 : 휴대전화나 열쇠 중에서 보관 물품 한 가지 맡겨 주셔야 해요. (휴대전화를 맡겨야 한다고요?)]
어렵게 들어왔더니, 안내받은 곳은 다름 아닌 화물용 엘리베이터.
입주민 엘리베이터는 이용 금지입니다.
[오피스텔 보안 요원 : (일반 엘리베이터는 못 타요?) 일반 엘리베이터 탈 수 있는 경우가, 미화팀 청소하거나 이사 가야 할 때만….]
이번엔 청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단지 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보안 요원이 막아섭니다.
[아파트 관리인 : 오토바이는 여기, 여기. 불편한 건 아는데, 우리도 상당히 불편하거든요, 이것 때문에….]
배달 라이더 전용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가라는 겁니다.
결국, 넓은 아파트 단지를 헤집으며 수백 미터 거리를 뛰어갑니다.
지상은 입주민 안전 때문에, 지하 주차장은 배달원들의 막무가내 주차 때문에 막기로 했다는 게 아파트 측 입장입니다.
[아파트 관리인 : (단지 안에) 어린이집이 있어요. 요만한 애들이 많은데…. (지하 주차장은) 배달을 빨리 하려고 문 앞을 막아요.]
주민들에게 쓸데없는 불편 끼치지 말고 조용히 배달만 하라는 건지, 노동자 이 씨는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성희 / 배달 노동자 : 배달 노동자가 화물이라는 거잖아요. 이건 너무나도 인권 침해적인 행위 같아요. 오토바이 타고 가면 몇 초면 가는 거리를 왜 내가 뛰어야 하나….]
이런 '갑질 아파트'는 서울에서만 76곳에 달했습니다.
특히, 강남 3구에 집중됐는데 모두 쉰 곳이 넘습니다.
참다못한 배달 노동자들은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불편을 강요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겁니다.
[김영수 / 민주노총 배달서비스지부장 : 1층에서 직접 수령을 하시든가, 1층에 상자라든지 음식 보관함을 준비해 주시는 게 저희 노동자들에게는 훨씬 안전하고….]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세요.
▶ 대한민국 대표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있저] 위안부 망언 하버드 교수, 전범기업 '미쓰비시' 장학생
- 안산시 "조두순에 매달 120만 원 지급 예정"...반대 청원 봇물
- 머스크 "원숭이 뇌에 생각으로 비디오게임 할 수 있는 칩 이식"
- 숨진 채 발견된 공보의...유족 "응급실 생활에 어려움 느껴"
- 이낙연 "야당, 넘어선 안 되는 선 넘었다"...국민의힘 "적반하장"
- "돈 때문에 수학여행 못 가"…비용 대신 내준 학부모가 전한 '솔직 심정'
- "피해자 탄원서도 소용 없다" 양형요소마저 뛰어넘는 김호중의 만행 [Y녹취록]
- '김가네' 김용만 회장, 여직원 성폭행 뒤 "승진시켜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