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OK' 국내 캠프.."집밥 먹으니 좋아" "긴장감 떨어질라"
[경향신문]
프로야구 두산·LG 이천에 캠프
영하 16도에도 실내 훈련 ‘순조’
고척 돔구장 홈으로 쓰는 키움
18도 유지, 모든 훈련 소화 가능
투수들도 “힘 비축 유리” 호평
두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이천의 2일 아침 날씨는 체감온도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전날에 비해 한꺼번에 15도나 낮아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뀐 전 구단 국내 캠프의 가장 큰 걱정거리 ‘추위’가 찾아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바깥 날씨가 쌀쌀해지니 실내 훈련장이 덥지 않아 좋더라”라며 오히려 웃었다. 일찌감치 만반의 준비를 한 만큼 ‘추위’는 스프링캠프의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두산은 이날 실내 훈련 위주로 일정을 진행했다. 오전 몸풀기가 끝난 뒤 투수들의 캐치볼이 이어졌고, 오후에는 실내 연습장을 효과적으로 나눠 피칭머신 2대와 배팅볼 투수 한명을 이용해 3곳에서 동시에 타격 훈련을 했다. 김 감독은 “팀플레이를 다듬기 위한 수비 훈련이 아쉽기는 하지만 2차 캠프 등에서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집에서 출퇴근
부모님 지원 속
운동해서 좋아
LG 역시 이천에 캠프를 차렸다. 구단이 공들여 지은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모두 실내 연습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구조에 워밍업은 농구단 훈련장인 농구장에서 소화한다. LG 실내 연습장은 두산보다 더 크다. 너무 커서 떨어진 방한 효과를 난로 여러 대를 설치해 해결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날씨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해외 캠프 미실시에 대한 불만을 찾아보기 어렵다. 두산 주장 오재원은 “밖에서 기술 훈련을 안 한다는 게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해외, 국내 캠프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난 비행기 안 타도 되고 좋다”고 말했다. NC 박민우 역시 “집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을 먹어서 더 좋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LG 투수 임찬규도 환경의 불리함이 아니라 ‘너무 익숙함’을 걱정하고 있다. 임찬규는 “후배들에게 (2군 훈련장인) 이천이 너무 익숙해 캠프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까봐 자주 얘기해 환기시키는 중”이라며 “나 스스로도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여기는 애리조나다. 이상기후로 애리조나가 추운 거다’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스프링캠프 기분으로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익숙한 환경
집중력 유지 위해
“여긴 애리조나…”
키움은 더 걱정이 없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바깥은 동장군이 위력을 발휘하는 한겨울이지만 돔구장 실내는 겨울철 시설관리공단 매뉴얼에 따라 18도로 맞춰놓고 훈련 중이다. 야구 하기 딱 좋다. 홍원기 감독은 “야구장을 최대한 활용해 캠프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산과 LG가 아직 하기 힘든 팀플레이 훈련도 키움은 당장 할 수 있다. KIA 역시 불펜에 지붕을 씌우고, 지하 주차장 통로에서 러닝훈련을 하는 등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구조를 십분 활용 중이다.
추위는 야수보다 투수들에게 더 불리한 조건으로 알려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 역시 큰 문제는 아니다. 창원에서 훈련 중인 NC 구창모는 “춥기는 한데, 낮에는 기술훈련하는 데 문제없을 날씨라 괜찮다”고 말했다. 두산 홍건희는 “실전 피칭을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 말고는 차이가 없다”며 “그마저도 힘을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정재훈 투수코치는 “시범경기와 개막이 조금 늦춰지면서 오히려 실전 준비 기간은 늘었다”며 “게다가 해외 전훈 때는 버스 이동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지금이 시간활용에 있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사라진 뒤에도 국내 캠프가 계속될 수 있을까. 두산 김태형 감독은 “10개 구단이 똑같은 조건이라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용균·김은진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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