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새 5000만원↑..수도권 아파트 전세 평균 '4억'도 넘어

김희진 기자 2021. 2. 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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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서울 외곽·경기 지역으로 수요 몰리며 가파른 상승세 기록
지난해 하남시 55.8% 올라 '경기 최고'..서울 중소형도 하반기에 급등

[경향신문]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지난달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전세난에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꾸준히 몰리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하반기 크게 뛰어 상반기보다 평균 5000만원가량 전세비용이 더 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1만원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 4억원을 넘기며 최고가를 썼다. 1년 전인 2020년 1월(3억2264만원)과 비교하면 7737만원(24.0%) 급등한 수치다. 2019년 1월(3억1814만원)보다는 8187만원(24.7%) 올라 지난 2년간 상승분이 1년간 상승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전셋값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11월 3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9월 3억5000만원을 넘겨 5000만원 오르기까지 3년10개월이 걸렸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3억5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걸린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27.2%(6988만원) 뛰었다. 1월 기준 2019년(2억5485만원)과 2020년(2억5655만원)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으나, 2021년엔 3억2643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경기에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하남시는 상승률이 55.8%였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서 2년 더 거주하는 수요가 늘어 전세매물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본다.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4년치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고, 3기 신도시 등 청약 대기 수요가 유입된 것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해 1월 4억7795만원에서 지난달 5억8827만원으로 1년 동안 1억1032만원(23.1%) 올랐다.

지역별로는 강남이 1억3055만원(23.4%), 강북이 8730만원(22.6%) 올랐다. 구별로는 같은 기간 성북구(31.4%)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전셋값 상승이 가팔랐다.

이날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전용면적 60~85㎡ 중소형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4989만원으로, 상반기 4억9292만원보다 5697만원(11.6%) 올랐다.

2년 전 같은 기간(4억7594만원)과 비교하면 7395만원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겨울 비수기를 맞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주춤해졌지만, 아파트 전세 수급 불균형이 단기에 해소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오름폭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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