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하천 둘러싸고 수천만 원 소송전

[KBS 제주]
[앵커]

이어서 제주 소식 전해드립니다.

오늘 제주9시 뉴스는 골프장 관련 뉴스로 시작합니다.

골프장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두고 서귀포시와 골프장 업체 두 곳이 거액의 소송전을 진행중인데요.

무슨 일인지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골프장의 푸릇한 잔디 사이를 지방하천인 예래천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하천 가장자리에는 홀과 홀 사이를 잇는 다리도 설치돼있습니다.

롯데 측은 하천 위를 지나는 진입로와 교량 3곳의 면적 790㎡에 대해 15년 동안 서귀포시에 하천 점용료를 내왔습니다.

이곳 골프장은 매해 70만 원 상당의 하천 점용료를 내왔는데요.

앞으로 스무 배에 달하는 1,200만 원 상당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 서귀포시가 롯데 골프장 측이 예래천 1만 8,000여㎡를 무단 점유했다며 변상금을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서귀포시는 최근 5년 치 점용료와 가산금을 포함해 7,800만 원을 부과했고, 롯데 측은 이런 처사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같은 이유로 5,600여만 원의 변상금이 부과된 표선면 샤인빌파크CC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곳은 교량 195㎡에 대한 점용료를 매해 8만 원 씩 내왔는데, 앞으로 1,100만 원 상당을 내야 합니다.

[골프장 관계자/음성변조 : "2008년도에 개발사업 승인받을 때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교량 설치를 했고요. 갑자기 13년이 지난 시점에서 점용료를 추가로 부담하라고 그러는 건 저희는 억울한 거죠. (하천이) 골프장 부지에 포함된 것도 아닌데."]

서귀포시가 뒤늦게 변상금을 부과한 건 2017년 제주도감사위원회로부터 골프장 면적을 잘못 산정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김영철/서귀포시 안전총괄과장 : "허가 없이 점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 시에서는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측량을 의뢰해서 점유면적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하게 된 것입니다."]

골프장 측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기 때문에 하천법상 하천에 해당하지 않고, 원형을 훼손하거나 변경하지 않은 데다 외부인 출입도 막지 않아 점용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서귀포시는 골프공이 하천을 넘나들고, 내부에 진입한 외부인에게 골프공 주의를 안내하는 행위 자체가 타인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점용이 맞다는 입장인데 행정의 적절성 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그래픽:김민수

문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