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구금된 한국 선원 석방 허용"

[경향신문]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한국 국적 선박 ‘MT 한국 케미(Hankuk Chemi)’호. AP연합뉴스

이란 외무부가 이란에 구금된 한국 선박 선원에 대해 석방을 허용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다만 선박과 선장은 이란 현지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관영매체에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환경오염 혐의로 나포한 한국 선박의 선원들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면서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억류됐던 한국 선박 선원들이 이란의 인도적 조치로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 측도 “한국인 포함 선원 전부를 석방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지난달 4일 한국 국적 선박 ‘MT 한국 케미(Hankuk Chemi)’호 선원들은 이란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붙잡혔고, 한달 가까이 억류돼 있는 상황이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국적 선원 등 20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이란 국영언론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걸프만을 화학물질로 오염시킨 혐의로 한국 선박을 나포했다”고 전했다. 이란 매체 타스님통신은 “한국 선박이 7200t가량의 에탄올을 적재하고 있었고, 해양환경법을 위반해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억류된 선박의 선원들은 이란 항구도시 반다르 압바스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나 억류 중인 한국 선원 석방과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란은 한국 은행에 동결된 원유수출 대금 70억달러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동결자금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도적 조치로 선원들이 풀려나도 선박은 이란에 억류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