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방송 거부 직원 돈 뺏고 살해한 BJ '35년형'

[경향신문]
여성 직원에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혀 인터넷 방송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자 돈을 빼앗고 살해한 40대 남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게 법원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정다주)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41)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접근 금지를 명령했다.

경기 의정부시 한 오피스텔에서 인터넷으로 해외선물 투자 방송을 진행하던 A씨는 지난해 3월 B씨(24)를 채용했다. 그는 B씨에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방송을 하도록 요구했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지난해 6월29일 B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밧줄 등으로 묶고 계좌이체를 통해 1000만원을 빼앗았다.

B씨는 9시간 넘게 밧줄에 묶여 있다가 A씨에게 살해됐다. 범행 직후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했고, 3일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재물을 위해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그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의 중대함에 비춰 피고인의 행위는 어떠한 사정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