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4년 만에 점포 '반토막'..활기 잃어가는 '청년몰'

정원석 기자 2021. 2. 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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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 중에 청년몰이라는 게 있습니다. 전통시장 안에 청년들이 가게를 열 수 있게, 임대료 같은 걸 지원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1년 정도 임대료 주는 것 말고는 사실상 별다른 게 없다 보니 이런 가게들 절반 정도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전남 여수 중앙시장에 있는 청년몰입니다.

대로변에 위치한 데다 여수밤바다로 유명한 돌산공원이 가까워 위치가 좋은 편인데요.

잘 운영되고 있는지 들어가서 살펴보겠습니다.

주말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방준용/청년몰 점포 운영 : 지금 거의 제일 많은 게 오늘이에요. (아 오늘이요?) 실내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하시다 보니까 더 취약한 부분이…]

3년 전 29개 점포로 시작했는데, 당시 가게들은 3분의 1도 남지 않았습니다.

[문재윤/청년몰 점포 운영 : 코로나 터지고 나서부터는 가게에 뭐 한 5팀 있을까 말까. 여기가 텅 비어 있는 상태였어요. 한 달에 매출 100만 원도 못 찍은 곳도 있고 월세 메꾸는 것밖에 안 돼서요.]

이 점포 같은 경우엔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새로운 계약자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고요.

바로 뒤쪽에 있는 점포들을 보시면 아직 계약 기간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영난 때문에 문을 열지 않고 있어서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합니다.

전체 29개 점포 가운데 이처럼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한 가게가 무려 절반에 달합니다.

[주현지/인천 연수구 : 인터넷 찾아보니까 많이 뜨길래 만두 맛있다고 해서 왔는데 만둣집이 닫았네요?]

[윤서진/전남 여수시 : 사장님들이랑 눈이 마주치고 사장님들 눈치를 봐야 될 때가 있었어요. 사장님들하고 저밖에 없던 상황이어가지고…]

[나가영/청년몰 점포 운영 : 휑해 보인다고, 장사 안 하냐고 물어보시기는 해요. 관광객분들이… 좀 많이 열면 더 많이 오시기는 할 텐데…]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 전기료와 같은 공용관리비와 청소 당번 등은 남은 가게들이 떠안습니다.

[방준용/청년몰 점포 운영 : 남아 있는 점포들이 이걸 부담해야 하거나 관리해야 할 부분들이 커지다 보니까 비용적인 부분이나 실제 관리하는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이 있습니다.]

청년몰 사업자로 선정되면 1년 동안 임대료와 교육, 각종 선발 기회 등이 제공됩니다.

적지 않은 혜택이지만, 입지가 걸림돌입니다.

젊은 층 유입이 적은 전통시장에 있는 경우가 많고, 창문이 없는 건물 안, 그것도 2층이나 3층에 몰려 있습니다.

[정봉우/청년몰 점포 운영 : 1층 상권을 절대 주지는 않잖아요? 3층이 물론 엘리베이터를 설치를 했더라도 이 큰 경동시장 안에서 모르시는 분들도 엄청 많거든요.]

[A씨/청년몰 점포 운영 : 젊은 분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여기를 했다고 하지만 저희가 있다고 큰 효과가 있는 거 같진 않고 오히려 안 어울리는 곳에 저희가 있으니까 타깃 자체가 안 맞고…]

상권이 살아난다는 착시효과로, 임대료가 오르기도 합니다.

2017년 20개 점포로 시작했던 이화여대 근처의 청년몰.

1년만에 정부 지원이 끝나고,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면서 3군데를 빼놓고 모두 떠나거나 문을 닫았습니다.

[김태겸/청년몰 점포 운영 : 비어 있던 상가들이 다 차 있게 되면서 뭔가 거리가 활성화된 거 같았지만 실질적인 어떤 손님들의 유입이나 이런 게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 관리도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지자체가 청년몰 육성에 관심이 있으면 홍보에 신경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점포들이 폐업을 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겁니다.

[B씨/청년몰 점포 운영 : 들어오게 모집하고 공고하고 홍보하는 부분은 지자체에서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좀 많이 부족하죠.]

정부가 청년몰을 관리하라고 예산을 지원해도 지자체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4년 간 모두 588억 원입니다.

그동안 청년몰 점포 595곳 가운데 224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절반 정도는 버티며 선전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경화/청년몰 점포 운영 : 청년몰이 있다는 거 자체가 밖에서 창업을 하는 친구들보다는 한 가지 더 울타리를 갖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 좀 우리 자체적으로도 경각심을 가지고 좀 더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청년 창업과 전통시장 활성화,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아이디어가 청년몰 지원 사업입니다.

하지만 찾아가기 어려운 입지와 콘텐츠, 홍보 부족과 같은 문제들로 코로나19 여파 속에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청년몰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지원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요.

(VJ : 박선권·최효일 / 인턴기자 : 한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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