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많은 철강업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산학연관 협의체 출범식
"신기술 개발 등 역량 투입"
[경향신문]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손꼽혔던 산업계에서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막대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로 지탄받아온 철강업계가 다 같이 손을 잡고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하며 “탄소 저감에 앞장서는 업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석유제품을 원료로 플라스틱 등을 생산해 온 석유화학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친환경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KG동부제철·세아제강·심팩 등 국내 6대 철강기업은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그린철강위원회’ 출범식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그린철강위원회는 업계의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꾸려진 산학연관 협의체로, 업계 전체가 공동으로 정부의 탄소중립 비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선언문에서 “혁신기술 개발과 생산구조 전환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을 개발해 탄소중립 제철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철강사로는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도 ‘그린철강’ 기업으로의 재탄생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코는 세계 4위 철광석 회사인 호주의 FMG와 손잡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취지로 포스코센터 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민동준 연세대 부총장과 함께 그린철강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탄소중립은 철강업계가 과거에 극복해왔던 보호무역주의 등과는 질적으로 다른 어려운 도전”이라며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해 ‘그린산업’으로 전환하고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하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위원회 출범 행사에서 “‘탄소중립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법’을 제정하고, 기업의 신속한 탄소중립 전환 투자를 위해 세제·금융 지원 및 인허가 일괄의제 처리 등 비용부담 완화 방안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탄소중립 성장 선언이 나왔다. 롯데그룹 화학 사업부문(BU)은 이날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을 현재의 10배에 달하는 6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그린 프로미스 2030’을 발표했다. 화학BU에 속하는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알미늄·롯데비피화학에서 친환경 사업과 자원 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 생태계 조성 등의 과제에 5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2030년에도 2019년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유지하고 ‘RE100(재생에너지 100%로 에너지 조달)’에 준하는 자체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대기오염 물질은 2030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앞서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지난해 7월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한 LG화학은 최고경영자(CEO)가 앞장서 친환경 전략을 홍보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2021 다보스 어젠다’에 패널로 참석해 “전 세계 모든 업계 리더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강력한 의지와 실행, 공조를 제안한다”고 호소했다.
‘친환경·탈탄소’가 경영 핵심 키워드가 된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리더들의 작은 실천 의지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효성티앤씨 김용섭 대표는 이날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올바른 분리 배출을 생활화하겠다”고 밝혔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섬유를 만들고 있는 회사 사업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탈플라스틱’ 실천을 위한 환경부의 온라인 캠페인 ‘고(Go)고(Go) 챌린지’의 릴레이 주자로 나선 것이었다.
박효재·정환보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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