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한 통에 "철거해"..갈 곳 잃은 유기견 220마리
<앵커>
사비를 들여서 버려진 반려동물을 돌봐온 한 민간 유기견 보호소에 최근 철거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시설에 대한 민원이 있었던 건데, 갑자기 200마리 넘는 유기견들이 갈 곳을 잃게 되자 시민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도심과 한참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
4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아 수많은 유기견들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유기견 220여 마리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철창마다 이렇게 개가 한, 두 마리씩 생활하고 있고요, 철창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는데 '애교쟁이다', '순하다' 이렇게 특징이 적혀 있습니다.
사비를 털어 이곳을 운영하는 박정수 소장은 동물 보호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김규리/인천광역시 계양구 : 여러 곳 봉사를 다녀봤지만 아지네마을처럼 이렇게 깔끔하게 관리하는 곳은 유일한 것 같아요. 사람한테 상처받은 아이들치고는 사람도 좋아하고.]
그런데 최근 김포시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등이 무허가 불법건축물이니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겁니다.
[박정수/아지네마을 소장 : 이사갈 데가 막막하지. 그런데 대책도 안 세우고 무조건 민원이 들어왔으니까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
김포시는 민원이 접수된 만큼 번복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포시 담당 직원 : 불법 사항에 대해선 다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상대 민원이 있는 거라 번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유기동물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지자체 운영 유기견 보호소의 경우 2주 넘게 보호자를 찾지 못하면 안락사시킵니다.
때문에 민간보호소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사설보호소가 왜 생겼는가 봤을 때 사회 문제이고 감당을 하지 못하니까 민간 영역으로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후원자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는 등 아지네마을 지키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이준영)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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