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강경파 볼턴도 문제삼지 않아" 정의용, 직접 나서 USB 논란 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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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 회담을 총괄했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작심하고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이하 유에스비)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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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 회담을 총괄했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작심하고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이하 유에스비)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적행위’에서 ‘유에스비 공개’로 논점이 바뀐 야당의 공세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정부의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 후보자가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택한 카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시절 자신의 대화 상대(카운터파트)였던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에스비의 내용을 공유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대북 초강경파로 잘 알려진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펴낸 자서전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북-미 핵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에 이뤄진 시시콜콜한 논의 내용을 폭로하고, 정의용 후보자를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유에스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남기지 않았다. 볼턴 전 보좌관도 문제를 삼지 않은 사안이니, 야당도 이제 자중해야 한다고 요청한 셈이다. “현재 남북관계의 전반적 상황에 비춰” 유에스비 공개가 적절하지 않다고 한 언급에선 새로 취임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대북 정책을 조율하기 앞서 이 문제가 남북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 바란다는 속내도 읽을 수 있다. 정 후보자는 사안의 성격상 “더 설명할 수 없을 거라 본다. 유에스비 내용은 언젠간 공개될 것이다. 지금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정 후보자는 정부가 북에 원전을 제공하는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원전 제공을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마무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간 세이프가드 협정 체결 △원전 제공국과의 양자 협정 체결 등 최소 5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짚었다.
청와대도 유에스비 비공개로 기조를 정하고,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유에스비 공개 요구에 “아무 근거 없이 의혹 제기를 한다고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일, 또 오갔던 것을 무조건 다 공개한다면 나라가 뭐가 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수석은 “야당이 (공개해도 괜찮다는) 자신 있으면, 책임 있게 걸라”며 “야당이 명운을 걸면 청와대도 그에 상응해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야당은 유에스비 공개를 줄곧 요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티비에스>(TBS) 라디오에서 “정보위에서 (비공개로) 공개하면 된다”며 “그렇게 해서 해명이 되면 (원전 추진을) 안 했다더라”고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완 길윤형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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