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가 백신 판매.."안 되는지 몰랐다"

최혜진 2021. 2. 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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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유료용 독감 백신이 이렇게 많이 남게 되자 장성군은 광주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 현금을 받고 보내려고 했습니다.

지자체 예산으로 구매한 유료 백신을 사실상 민간 의료기관에 판매하는 건데요.

이는 허가 사항이 아닙니다.

이어서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성군이 지난해 말 광주 지역 민간의료기관에 보낸 공문입니다.

유료 접종용 백신이 남을 것으로 예상돼 필요한 민간 의료기관에 보내겠다는 이른바 '전배' 요청입니다.

수량은 만개, 결제 방법은 보건소 통장으로 '현금' 입금하라고 명시했습니다.

공문을 받은 의료기관은 황당했습니다.

급할 때는 구하기도 어려웠던 백신이 지자체 한 곳에만 만 개가 남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김석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들어오면 다 나가버리고, 들어오면 나가버리고. 겨우겨우 해서 광주 광산구에서는 “더 없어요” 그럴 정도였는데,장성에서 그런 얘기가 들어오니까 황당한 일이긴 했죠."]

하지만 보건소에서 유료 백신을 다른 민간 의료기관에 보내는 건 질병관리청 허가 사항이 아닙니다.

지침상 무료 접종용 독감 백신만 의료기관에 보내는 게 가능합니다.

질병관리청은 "보건소가 자체 예산으로 구매한 유료 접종 백신을 돈을 받고 다른 기관에 나누는 것은 사실상 의약품 판매"로 봐야하고, 지침에도 없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상 의약품 판매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제조자나 수입사, 도매상 등만 가능합니다.

의약품 유통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장성군 보건소는 남은 백신을 최대한 사용하기 위한 취지였고, 질병관리청에 확인 절차도 거쳤지만, 답변을 해석하는 데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장성군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질병관리청에 알아봤어요. 혹시 그게 되나(해서요). 지자체장이 판단 하에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공문을 보냈죠."]

독감 백신 수급을 둘러싼 혼란 속에 일부 보건소가 백신 판매까지 시도하면서 백신 수급 체계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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