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세력과 개미의 전쟁, 한국증시에서 벌어진다면..
"공매도 금지 1년 가까이, 공매도 비중 미미"
공매도 주도 세력은 외국인투자자 주목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일반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파장이 주목된다. 다만 국내의 경우 상하한가 제한이나 공매도 제도의 차이 등으로 인해 미국 증시에서처럼 시장 급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의 공매도 주도세력이 외국인투자자라는 점에서 게임스톱 사태의 파장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내 개인 주식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 1일 '공매도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공매도 잔고가 큰 종목인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직접 지목했다. 미국의 게임스톱처럼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세력에 맞서 주식을 매입하려는 취지로 읽혀진다. 실제로 두 종목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4.5%, 7.2% 뛰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국내에서도 숏스퀴즈(short squeeze·공매도 잔고가 많은 상황에서 주가급등으로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주가급등 현상)를 유발할 정도로 투기적인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부터 1년 가까이 코로나19 조치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고, 공매도 비율이 미국처럼 높지 않아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1년 가까이 공매도가 금지돼 있었으며, 국내에서 거론되는 종목들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수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3월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결정 이후 공매도 잔고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공매도 잔고가 큰 종목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 비중은 각각 6.2%, 1.6%, 1.5%다. 반면 미국의 게임스톱의 경우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 비중이 100%를 넘는다. 게임스톱의 경우 공매도 주식 비중이 유통주식보다 많다는 점에서 투기적인 공매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의 공매도 비중이 투기적인 수준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상장주식 수 대비 공매도 주식 수량으로 보더라도 지난 1월28일 기준 신라젠(9.1%), 롯데관광개발(6.8%), 에이치엘비(6.5%), 케이엠더블유(6.1%), 두산인프라코어(5.0%), 셀트리온(4.6%) 등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금액 비중도 신라젠(9.1%), 롯데관광개발(6.8%), 에이치엘비(6.5%), 케이엠더블유(6.1%) 등이다.
국내의 경우 미국과 달리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가 상하한가 제한폭(30%)을 두고 있어, 공매도 세력과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주가 급변동이 벌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미국 게임스톱의 경우 상하한가 제한 폭이 없다 보니 3거래일 만에 주가가 1000% 이상 급변했다. 국내에서라면 같은 기간 2배 상승에 그쳤을 것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미국 사례와 다른 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관련 종목들은 개인투자자 관심에 따른 수급 효과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으나, 상승폭에 대해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게임스톱 사태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게임스톱 사태로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이 보유 중인 다른 나라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메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공매도 상위 종목의 대량 보유자도 외국인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는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이다.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경우도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이 공매도 대량 보유자로 등록돼 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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