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곧 회동..'제3지대' 단일화 논의 본격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논의를 위해 조만간 만날 예정입니다. 금 전 의원이 제안한 제3지대 경선을 시작으로 토너먼트식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 전환 대표도 여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박준우 반장이 야권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선글라스를 낀 채 같은 곳을 바라보는 두 남자, 맨 인 블랙이 아닙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과거 사진입니다. '안철수의 남자', '오른팔', '참모'. 지근거리에서 그림자처럼 안 대표를 보좌하던 금 전 의원, 그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별칭이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 후보로 기동민 의원을 전략 공천합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금 전 의원이 안 대표에 '팽'을 당한 순간이었죠. 결국 안 대표의 곁을 떠난 금 전 의원, 그의 저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안 대표에 작심 비판을 쏟아냅니다.
[JTBC '뉴스룸' (2015년 8월 20일) : 안 의원이 듣기로써는 무척 좀 뭐랄까, 불쾌하다면 불쾌할 수도 있고 거북하다면 거북할 수 있는 내용들도 들어가 있는데 그건 쓰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봐야 되나요?]
[금태섭/당시 변호사 (JTBC '뉴스룸' / 2015년 8월 20일) : 대선과 독자신당 창당 합당 과정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다면 어떻게 보면 가차 없는 비판을 날카롭게 드리는 것이 안 의원의 앞으로의 향후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제 나름으로는 애정을 갖고 쓴 글입니다.]
"소통이 부재했다", "대선 후보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 2년 가까이 함께한 안 대표에 대한 금 전 의원의 평가였습니다. 이후 2016년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되며 홀로서기에 성공한 금 전 의원, 안 대표의 반대편에서 그렇게 한 동안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다시는 서로 마주 보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 사람 인연은 모르는 일인가 봅니다. 지난해 10월 금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다시 함께 야당의 길을 걷게 된 거죠. 그리고는 금 전 의원, 어제 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이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금 전 의원과) 전화 통화하고 이제 구체적인 일정들은 서로 일정들이 이미 있는 것이 있으니까 서로 논의를 해보자. 그래서 지금 실무선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대1 토론 등 추진은…) 그런 형식들 당연히 검토해 봐야죠 서로.]
두 사람, 곧 만나서 제3지대 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일단 단일화 셈법은 서로 좀 다른 거 같습니다. 먼저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와 자신 간의 1대1 단일화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금태섭/전 의원 (지난달 31일) : 안철수 후보나 저는 양당의 경선 절차를 하는 동안 그냥 있자는 건데 그 기간 동안에 저희도 토론을 하고 경선 절차를 거치자는 겁니다. 그러면 1대1 경선이 되겠죠.]
제가 어제 설명드렸던 토너먼트 방식이죠. 금 전 의원은 자신과 같은 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단일화 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건데요. 조 대표가 애초 여당의 비례대표로 뽑힌 후 독립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반문 야권 단일화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거죠. 반면 안 대표는 조 대표와의 단일화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안 대표 측 인사인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어제 조 대표를 만나 단일화에 대해 논의한 건데요. 권 원내대표는 단일화에 대한 조 의원의 생각이 궁금해 개인적으로 찾아가 편하게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조 대표도 단일화 논의가 필요하면 안 대표와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요. 국민의힘에 합류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단일화라면 함께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애초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이기도 했고요.
[조정훈/시대전환 의원 (지난달 31일) : 아마 단일화에 응하려고 나왔으면 선거운동을 미리 먼저 시작했겠죠. 많은 분들이 저의 출마를 짜장면 위에 올려놓는 완두콩 정도, 강낭콩 정도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근데 저는 강낭콩 역할 하려고 나온 게 아니고 새로운 짜장면을 선사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뭐가 됐든 금태섭발 제3지대 단일화는 물살을 탄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금 전 의원은 더 이상 안철수의 조력자가 아닌 경쟁자라는 거죠. 현재로선 금 전 의원이 단일화에 더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지난해 민주당을 비판하며 탈당한 뒤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 지지율은 생각보다 저조합니다. 그만큼 극적인 역전승을 위한 한 방이 절실한데요. 안 대표도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나오는 다음 달 4일까지 그냥 개인기로만 시간을 끌기는 어려울 겁니다. 차라리 금 전 의원과 토론회도 열고 단일화 경선도 치르면서 붐업을 노리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금 전 의원이 '윈윈'이라며 단일화에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가 있는 겁니다.
[금태섭/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매주 저하고 안철수 후보하고 1대1로 한다면 당연히 저한테도 좋지만,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도 나중에 야권 후보를 대표선수를 결정할 때, 또 더 중요한 것은 본선에 가서도 유리해집니다.]
사실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는 건 맞지요.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의 단일화 경쟁, 너무 싱겁게 끝나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과거에 이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원과 과거 그 의원을 모셨던 보좌관 출신이 공천 경쟁에서 맞붙은 건데요.
[(이종걸 대표님께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이종걸 원내대표) 사모님이 중앙당 대의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게 민주 정당입니까? 제가 도의원이지만 중앙당 대의원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게 민주 정당입니까? 이게 우리당 원내대표가 해야할 부분입니까?]
[(보좌관 출신 분하고 매치. 감회가 남다를 텐데?) 4년 동안 보좌관으로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강득구 의원은 품성이나 의지나 모든 면에서 제가 아끼는 후배이고…]
옆에서 질문하는 사람 어딘가 낯이 익죠. 5년 전 제 모습인데요. 풋풋했네요. 5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무튼요. 당시 민주당 안양 만안구의 강득구 예비후보, 지금은 소위 말하는 뱃지를 달았습니다. 안양 만안구의 엄연한 국회의원인데요. 저 당시에는 이종걸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지만요. 지난해 21대 총선 때 6선 도전장을 낸 이종걸 전 의원을 공천 경쟁에서 밀어내고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낙점됐습니다. 지역구의 터줏대감이자 자신이 보좌관 시절 모신 '영감'을 꺾는 이변의 드라마를 쓴 거죠. 결국 당선까지 됐고요.
안 대표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방심은 금물인 셈입니다. 어쨌든 안철수와 금태섭 둘이 단일화의 군불을 지피자 하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도 슬슬 잽을 날리며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세훈/전 서울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열흘 동안 기다려도 이분이 결단을 못 하시더라고요. 그때 들어오셨으면 지금처럼 이렇게 야권 전체가 단일화 때문에 노심초사할 일은 없을 겁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 단일화죠.]
오세훈 전 시장은 이제 속 시원한 야권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란 입장도 내놨는데요. 특히 여론조사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조사 방식에 따라 서로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에 후보들 간 합의가 어렵다는 거죠. 결국 누군가는 통 큰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다. '처음부터 내 말 듣고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을 했어야지' 안 대표를 향한 이런 원망이 담긴 것 같기도 하네요. 단일화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들어가서는 각 후보들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안철수·금태섭 제3지대 단일화 논의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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