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체연료 추진 로켓 첫 성공.. 美와 협상 전 '판돈 올리기'?

허경주 2021. 2. 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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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최초로 고체연료를 활용해 500㎞ 상공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성 탑재 로켓을 발사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방부는 이날 220㎏짜리 인공위성이나 소규모 위성 10여개를 싣고 500㎞ 상공의 지구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위성 발사용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측은 고체연료 로켓이 과학 연구에 필요한 순수 민간용이라고 주장한다.

이란의 위성ㆍ로켓발사는 자주 있었지만 바이든 취임 뒤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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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핵심부품 고체연료 사용
군사목적 활용 우려 한층 커져
WSJ "핵협상 미사일 기술 과시"
1일 이란이 최초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위성 탑재 로켓 '줄라나'가 발사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이 최초로 고체연료를 활용해 500㎞ 상공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성 탑재 로켓을 발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을 앞두고 영향력을 높이려는 무력 시위로 풀이된다. 고체연료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방부는 이날 220㎏짜리 인공위성이나 소규모 위성 10여개를 싣고 500㎞ 상공의 지구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위성 발사용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줄라나’로 명명된 로켓은 길이 25.5m, 무게는 52톤이다. 이란 국방부 우주개발부의 아마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고체연료와 액체연료의 엔진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고체ㆍ액체연료를 섞어 추진력과 안정성을 높인, 이른바 ‘하이브리드’ 발사체란 의미다. 로켓 추진은 1,2단계에서는 고체연료를, 3단계에서는 액체연료를 각각 이용한다.

이란 측은 고체연료 로켓이 과학 연구에 필요한 순수 민간용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장거리 미사일 전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고체연료가 등장한 점에 주목한다. 액체연료는 주입 시간이 길어 외부 노출이 쉬운 반면, 고체는 단시간에 주입이 가능해 외부에서 징후를 포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체연료 추진 엔진은 미국이 개발을 막으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발사 고도 역시 우려를 뒷받침한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트위터에 “이란이 밝힌 탑재량과 궤도를 보면 1톤 탄두를 4,000~5,000㎞까지 운반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쉽게 말해 로켓을 무기화하면 중국과 영국도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때문에 이번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와 핵협상 등을 앞두고 몸값 높이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란의 위성ㆍ로켓발사는 자주 있었지만 바이든 취임 뒤로는 처음이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파기한 이란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재협상이 불가피한데, 이란이 먼저 압박 카드를 꺼낸 셈이다. WSJ는 “이란이 미사일 기술의 진보를 보여주며 협상에 앞서 판돈을 올리려 한다”고 평가했고, 파비안 힌츠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란이 원하면 장거리(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합의에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며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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