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억대 연봉..홍건희 "부모님께서 만족하지 말래요"

김민경 기자 2021. 2. 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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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부모님께 연락 드렸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더 치고 올라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29)는 올해 연봉 계약서에 사인한 뒤 곧장 부모에게 전화했다. 2011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두산은 홍건희에게 지난해 연봉 5300만원에서 107.5% 오른 1억1000만원을 제시했다.

홍건희는 "두산에서 고생한 것을 인정하고 챙겨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10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은 만큼 안 떨어지고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덤덤하신 것처럼 통화하긴 했는데 좋아하시더라.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더 치고 올라가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홍건희가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해 안겨줬다. 홍건희는 "내 욕심으로는 억대 연봉을 받고 싶었다. 내가 먼저 구단에 100% 인상된 금액을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보다 더 주시더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 도중 내야수 류지혁과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10년 가까이 KIA 유니폼만 입은 홍건희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두산과 홍건희 모두 플러스가 된 트레이드였다. 두산은 이용찬의 부상 이탈로 선발과 불펜까지 모두 무너질 위기를 막고자 홍건희를 영입했는데, 홍건희는 불펜의 강속구 투수 갈증까지 해소해주며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다.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50경기에 구원 등판해 3승, 8홀드, 1세이브, 56⅔이닝,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했다. 셋업맨, 마무리 투수까지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활약한 결과였다.

홍건희는 "지난해 KIA에서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과 두산 처음 왔을 때 마음가짐이 달랐다. KIA에서는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터닝포인트를 찾아야 해 쫓기는 마음이었고, 두산에서는 새 환경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 시작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앞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 홍건희 ⓒ 두산 베어스

두산에서 맞이하는 2번째 시즌에는 어떤 보직을 맡을지 확실히 결정되진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건희의 올해 쓰임과 관련해 "일단 선발 준비도 같이 시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두산 선발진은 현재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를 제외하면 누구도 자리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홍건희는 "감독님께 직접 들은 게 없어서 처음에는 몰랐다. 조금씩 주변에서 들리는 말이 선발을 할 수도 있다고 해서 알게 됐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지만, KIA에서도 늘 선발 아니면 중간을 준비했다. 준비한 경험이 있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자리는 맡은 자리는 최선을 다하는 게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KIA에서는 선발 욕심이 강해서 선발 했을 때 오히려 더 편했다. 의욕도 더 있었고 편한 느낌이 있었다. 지난해 두산에 와서 필승조도 해봤다. 중간 투수들이 느끼는 긴박한 상황에 많이 나가 긴장감 속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둘 다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후배들도 보고 배우겠다고 했다. 선발로 17승까지 거둔 적이 있는 이영하를 좋은 본보기로 꼽았다. 홍건희는 "(이)영하를 보면서 배운 게 있다. 지난해는 안 좋긴 했지만, 재작년까지 거의 투피치 투수였다. 나도 구위가 나쁘지 않은 스타일이라서 '구종을 추가하지 않아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지만, 배운 게 있었다. 두산에 와서 봐도 멘탈도 좋고 왜 잘했는지 알겠더라. 영하 말고도 (박)치국이, (최)원준이, (함)덕주 등 잘하는 후배들이 많아서 장난치면서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가을까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홍건희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3⅔이닝, 6실점에 그쳤다.

홍건희는 "KIA에서도 포스트시즌 경험은 있는데 등판 경험은 없었다. 생각보다 긴장도 되고 두산에서 첫 가을 무대라 긴장을 더 한 것 같다. 특히 한국시리즈 때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 올해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지난해 가을에 경험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고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치고 나와서 잘해주면 충분히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도 우승 반지를 갖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올해도 목표는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제보>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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