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미국in]美의회 들쑤신 하이힐 신은 트럼프..패기냐 망발이냐
급기야 바이든 탄핵소추안까지 발의..민주당 제명·사임 요구
내기치고 떠안기도 부담인 공화.."제발 구석에 처박혀 있어라"
그 주인공은 ‘극우 음모론자’ 의혹을 받고 있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사진·46·조지아)이다. 그는 열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과격한 극우적인 언행탓에 ‘하이힐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큐어넌 음모 지지자 그린, 그녀는 누구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캐나다 글로벌뉴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그린 의원의 과거 발언에 비춰보면 왜 의회가 사달이 났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일단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 지지자임이 분명해 보인다는 점에서다.
그는 2001년 9·11 테러를 두고 당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음모의 일부라는 큐어넌의 입장에 동의했다. 2018년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도 좌파진영의 총기규제를 관철하고자 벌인 자작극이라는 스탠스를 취했다.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이 ‘민주당의 노예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가장 억압받는 집단은 바로 ‘백인 남성’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동 학대·소아성애에 연루됐음을 시사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적어 파문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2018년 캘리포니아 산불 사태 당시 로스차일드 가문을 중심으로 한 카발(Cabal)에 의한 우주 레이저 공격 때문이라는 등 다소 황당무계한 이론을 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급기야 그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11·3 대선을 두고 부정선거였다며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을 부정부패·권력남용 혐의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바이든의 차남인 헌터에 대해서는 “미국의 가장 큰 적인 러시아·중국에서 현금을 빼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그리 의원에 대해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그녀와 선을 그어야 하는 순간”이라며 제명·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미 고메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지난달 27일 그린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했다. 제이크 오친클로스(매사추세츠) 의원이 동조했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바 있는 데비 와셔먼 슐츠 의원은 지난 1일 그린 의원을 상임위에서 빼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되레 그린 의원은 논란의 중심이 된 걸 즐기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급진적 좌파 민주당 폭도’와 가짜뉴스 언론이 자신을 내보내려고 할수록 지지자의 후원금은 더 늘어난다고 썼다. 지난달 30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친분을 과시한 뒤, “피에 목마른 언론과 사회주의자들이 미국을 증오하고 민주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한 것처럼 나를 공격한다.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내치기도, 떠안기도…머리아픈 매카시
공화당은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상원 공화당 내 서열 1위인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조차 그린 의원에 대해 “공화당의 암”이라며 머리아파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견제를 위해 단 1석이 아쉬운 하원 입장에서는 그를 단박에 내치기도 쉽지 않다. 공화당은 그저 그린 의원이 하원 뒷좌석에 조용히 처박혀 있기를 원한다고 BBC방송이 전한 이유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내 하원 서열 1위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번 주 그린 의원을 면담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조처를 내릴지는 분명치 않다. 만약 그린 의원에 대해 제대로 된 경고를 내린다면 민주당에 굴복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그녀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 뻔하다. 이래저래 매카시 원내대표의 머리는 복잡할 것 같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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