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선별 동시지원 어렵다는 홍남기..이낙연 "협의하겠다" 확전 자제
[경향신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 내용과 관련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부총리가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동시지급이 어렵다는 글을 올렸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제가 오늘 이야기한 것을 다 기억하시죠”라고 되물으며 “협의하겠다는 말 그대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며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여당 내에서 동시 추진 방향으로 논의하던 ‘피해 회복용 선별 지원’과 ‘소비 진작용 보편 지원’을 함께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인다”면서도 보편·선별 동시 지원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혹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강조하는 여당과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재정당국은 코로나19 피해 지원 문제를 두고 이견을 노출해왔다. 이날 이 대표와 홍 부총리 발언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 대표는 ‘당·정·청 간 방향성에 이견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협의를 해야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협의하겠다는 그 말 그대로 해석해달라”며 당·정의 불협화음으로 비춰지는 데에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홍 부총리는 SNS에서 “최근 우리 재정상황을 두고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본 적이 있다”며 “재정을 너무 쉽게 본 진중하지 않는 지적”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사실상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지난달 23일 SNS에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 지키겠다고 소비 지원과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며 기재부를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지사와 달리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날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는 “우리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면서도 “국가채무 증가가 전례없이 가파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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