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빠진 '北은 적'..'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 방점

박병진 2021. 2. 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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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2일 공개한 '2020 국방백서'에서도 2018년에 이어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빠졌다.

이전 백서에서 기술했던 '(북한의) 정권세습'이란 표현을 없애고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바꿨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2018 백서에서는 이전 정부가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현했던 문구를 삭제하고, '적'을 포괄적 개념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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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방백서 살펴보니
2년 전과 같이 표현 빠져 北 자극 최소화
北 핵능력 고도화 불구 평가에 변화 없어
정권 세습 대신 김정은 집권으로 바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국방부가 2일 공개한 ‘2020 국방백서’에서도 2018년에 이어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빠졌다. 이전 백서에서 기술했던 ‘(북한의) 정권세습’이란 표현을 없애고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바꿨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정책의 방향 등 주요 국방 현안을 담은 2020 국방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북한 정세와 핵·대량살상무기(WMD) 능력 등도 평가됐다. 이번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1967년 이후 24번째, 현 정부 들어 2번째 발간이다.

백서는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2018 백서에서는 이전 정부가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현했던 문구를 삭제하고, ‘적’을 포괄적 개념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올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됐다.
2020 국방백서 중 일부.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는 2018년과 동일하게 남겨뒀다. 북한이 2020년 10월 대규모 열병식과 올해 1월 8차 당대회 등을 계기로 신형 전술·전략무기를 잇달아 공개한 상황에서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한다면 우리가 적으로 간주하고 대응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백서는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 등 2년 전 백서와 같은 평가를 내렸다. 북한 내부 정세를 소개하면서 이전 백서의 ‘정권세습’이란 표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군이 북한 권력의 정통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세습과 집권의 표현 차이는 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면서 “김 위원장이 집권한 지 거의 10년이 됐기 때문에 주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른 표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 군사력 요소를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는 일본이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사진 위 붉은 줄)라고 표현됐다. 연합뉴스
일본은 2018 국방백서에 표기됐던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사실상 격하됐다. 백서는 일본 정치권의 독도 도발을 비롯해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 근접 위협 비행 등으로 한·일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다고 적시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선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조건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자세히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방위백서에서 ‘한국과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 협력을 추진한다’는 문구가 삭제된 것에 대항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병진·박수찬 기자, 도쿄=김청중 특파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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