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기합'식 방역 벗어나 피해 분담.."사회적 합의 중요"
[앵커]
코로나19 장기화에 맞춰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 논의가 한창입니다.
현행 거리 두기가 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설계돼 일부 잘못으로도 다수가 피해를 보는 '단체기합'식 방역을 해왔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피해 분담 문제나 취약계층 기본권 보장에는 소홀했다며, 앞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동안 두 차례 개편했습니다.
지난해 6월 3단계 체계화 이후 11월에 5단계로 세분화했습니다.
[손영래 /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 개인 간 접촉이 우세했던 이번 3차 유행 겪으면서 다중 이용시설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거리 두기 체계의 한계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현재의 거리 두기 체계를 다시 재편하고자 합니다.]
3차 개편 방향을 논하는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무작정 시설 문을 닫게 할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현행 거리 두기에서 규제하고 있는 실내체육시설이나 식당·카페, 유흥시설 등은 오히려 확진 규모가 작습니다.
[김 윤 /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소수의 시설이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아 거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방역 수칙 잘 지키는) 다수의 선량한 시설이 문을 닫게 만드는 방식은 단체 기합이라고 밖에…. 국민 희생도 화수분이 아닙니다.)]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집중해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취약 계층은 외면해왔다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단계 격상으로 복지 시설까지 문을 닫으면서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기본권마저 위협받게 됐다는 겁니다.
[구인회 /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노숙인 쪽방에 집합금지 조치가 취해지면서 이분들은 기아 상태로 떨어져요.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지만, 배고픔에 시달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려면 이 같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새로운 방역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정 계층에 피해가 집중되지 않도록 분담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권순만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외면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비용을 과소평가했던 거죠. (앞으로) 의사 결정에 (국민) 참여와 공론화를 하지 않으면 방역 정책은 실패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리 두기에 큰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2차 토론회는 오는 9일 예정돼 있습니다.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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