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북한 원전 문제, 대통령이 설명해야

김충제 2021. 2.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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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할 수 있다.

정부가 북한지역 원전 건설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도 문제 될 것 없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포기 대가와 원전 건설이 논의 주제로 올랐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북한 원전은 비핵화가 확실해진 다음에 추진할 수 있고, 비핵화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는 추진할 수 없음을 설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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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할 수 있다. 이미 한번 경험이 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 포기 대가로 신포 지역 경수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상당 부분 진행된 바 있다. 이미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된 마당이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원전 건설을 언급했더라도 그 자체로 흠 잡을 일은 아니다. 정부가 북한지역 원전 건설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도 문제 될 것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미는 물론 국제적 합의 없이 비밀리에 원전 건설 추진은 불가능하다. 국제환경 변화로 정상 간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한 준비는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 북한이 아무 대가 없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 응할 리 없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잘 안다. 현금이 아니라 우리 역량으로 할 수 있는 북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원전 건설 대가로 우리가 반드시 받아내야 할 것을 김 위원장이 약속했는가 하는 점이다. '완전하고 확인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원전 대가로 받았는지 묻고 싶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는 것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본인이나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언급할 뿐 북한 핵무기 포기도, 비핵화도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이른바 '북원추'로 불리는 산업자원부의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이 큰 논란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5월 26일, 9월 18~20일 세 번이나 마주 앉은 바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포기 대가와 원전 건설이 논의 주제로 올랐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김 위원장의 언급대로 만성적 전력난 해소 없이 북한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 상대가 가장 관심 있는 주제를 제쳐놓고 다른 논의를 할 수 있을까.

완전히 새로운 일도 아니다. 북원추 문건에 적시된 것처럼 이미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된 북 경수로 부지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180514'라는 파일명에서 보듯 4월 27일 이후 5월 26일 이전인 5월 14일쯤 만들어진 문서라면 2차 정상회담용 주제를 검토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논의도, 검토도 비난 대상일 수 없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이쯤에서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법적 조치, 색깔론, 구시대의 유물 등만으로는 안된다. 정상회담 내용을 시시콜콜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아니다. 남북 간 원전 문제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고, 그를 위한 사전 연구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정도는 밝힐 수 있다. 당연히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고, 국내의 탈원전 정책과 배치되는 등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가스공사가 국민대에 의뢰한 용역에서 북한 원전 건설방안을 논의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언급한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는 문 대통령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북한 원전은 비핵화가 확실해진 다음에 추진할 수 있고, 비핵화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는 추진할 수 없음을 설명하면 된다. 탈원전과 배치된다는 물음에도 우리나라와 북한의 차이점 등 나름의 설득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 국민 모르게 추진해서도 안된다. 글을 써놓고 보니 북원추 문서처럼 다음과 같은 문구로 마무리해야 할 듯하다.

"동 칼럼은 남북 간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논의가 있었다는 추론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님"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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