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로 산더미 파도 뚫고 선원 구조..사투 벌인 제주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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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남동쪽 해안.
어디로 덮칠지 모를 너울성파도가 해경 구조 보트를 집어삼킬 듯 거칠게 일었다.
선원들을 눈 앞에 두고도 구조가 지체되자 한 경사를 비롯한 3명의 구조대원은 보트에서 뛰어내려 갯바위로 헤엄쳐갔다.
사고 발생 14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해경 헬기가 가까스로 현장에 투입되며 선원 구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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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까지 부상, 고립됐지만 헤엄쳐 탈출.."자부심 느껴"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지난 1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남동쪽 해안.
어디로 덮칠지 모를 너울성파도가 해경 구조 보트를 집어삼킬 듯 거칠게 일었다.
보트에는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한주완 경사(45)를 비롯한 6명의 구조대원이 타고 있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좌초된 채낚기 어선 선원 5명이 가까스로 대피해 있는 절벽 아래 갯바위.
앞서 해경은 지난달 31일 오후 9시 27분쯤 어선 A호가 좌초됐다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SOS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 접수 당시 기상 악화로 해경 구조정과 헬기 모두 갯바위 접근이 어려웠지만 선원들은 추위 속에서 이미 12시간 넘게 버티며 해경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조대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한 경사에게도 이번 구조 현장은 악조건에 악조건이 겹친 환경이었다.
당시 사고 해역의 파도는 3.0~3.5m로 매우 높게 일었고, 갯바위 인근 해역 수심이 얕아 보트 접근조차 쉽지 않았다.
선원들을 눈 앞에 두고도 구조가 지체되자 한 경사를 비롯한 3명의 구조대원은 보트에서 뛰어내려 갯바위로 헤엄쳐갔다.
그러나 이들이 뛰어내린 직후 높은 파도에 맞은 보트가 전복되며 구조대원들이 머리와 다리 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14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해경 헬기가 가까스로 현장에 투입되며 선원 구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심한 출혈이 멈추지 않아 치료가 시급한 대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밤새 추위에 떤 선원들을 먼저 헬기에 태워 보냈다.
목숨을 건 사투 끝에 선원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으나 대원들의 위기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헬기 정원이 다 찬 탓에 구조대원 6명과 항공구조사 1명 등 7명이 갯바위에 남겨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상이 점차 악화하며 주유 후 돌아올 줄 알았던 헬기조차 뜰 수 없게 됐다.
출혈이 심한 대원들의 경우 저체온증까지 우려돼 한시라도 빨리 갯바위를 탈출해야 했으나 속수무책으로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한 경사는 "날이 어두워지면 밤새도록 갯바위 위에 있어야 해 버티고 있을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탈출할지를 판단해야 했다"며 "부상자 출혈이 있어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수영해 탈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요구조자들을 먼저 보낸 지 3시간 만인 오후 2시쯤, 대원들은 너울성파도가 잠깐 멎는 타이밍에 맞춰 한명씩 갯바위에서 뛰어내렸다.
부상자는 다른 대원과 짝을 맞춰 합심해 구조보트가 대기하고 있는 50m 밖 해상까지 헤엄쳤다.
갯바위를 맞고 부서지는 파도에 휩쓸리는 순간 암초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구조대원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한 경사는 "불과 한 달쯤 전 명민호 사고 당시에는 선원들을 구조하지 못해 착잡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번엔 선원들을 다 구할 수 있어 해경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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