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성추행' 제주 외국인교사, 항소심 앞두고 사망

1심 재판부 "교사가 어린 학생 상대로 성범죄, 죄질 나빠"
지난달 25일 건강 악화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
병원 치료받다가 지병 악화, 1월29일 숨져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유치부 어린이들을 상대로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제주 도내 모 국제학교 외국인 교사가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숨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최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외국 국적 A(50)씨에 대한 공소기각을 결정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사망할 경우 소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 간주, 법원은 실체적 심리 없이 재판을 마무리하는 공소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A씨는 지난달 25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주거제한을 조건으로 A씨를 석방 조치했다.

병원 치료를 받던 A씨는 같은달 29일 돌연 숨졌다. 정확한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병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월 제주 소재 국제학교에서 B양 등 3명의 유치부 학생들을 상대로 체육수업을 하면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판 과정에서 A씨는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를 모두 부인하는 등 관련 혐의에 완강한 태도로 보여왔다. 그는 "학부모들이 나를 쫓아내기 위해 모함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3명의 피해자 가운데 2명에 관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법정에서 채택한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범죄는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피해자를 보호해야할 위치에 있는 교사가 어린 학생을 상대로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한 아무런 행위도 없었으며, 피해자 가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다만 대한민국에서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