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 복지' 10년 플랜 공개..이재명 '기본소득' 정조준
김연명 전 수석 등 중심으로 설계·재정 추계도 마쳐..與 대권 정책 경쟁 본격화 전망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향후 10년간 추진할 새로운 복지제도 기본 구상을 2일 공개했다.
당대표 임기를 한달 정도 앞두고 내놓은 신복지제도 '국민생활기준 2030'은 차기 대선 공약화를 염두에 둔 거대 복지 담론이다.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재난기본소득' 논의를 이끌며 보편적 복지 구상을 선점해 온 상황에서 띄운, 대선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존 복지제도의 축적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 변화에 맞게 사회안전망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복지제도로서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2030'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10년을 계획하는 복지제도 구상으로, 대선 공약급 제안이다.
이 대표는 "10년 뒤를 내다보며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부응하는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틀을 세우겠다"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를 설계하고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최저기준과 적정기준,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등 모든 영역에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기준인 최저기준은 "가까운 시기에 시작해야 할 국가의 의무"로 규정했다.
나아가 적정기준은 중산층에 걸맞은 삶의 기준으로 203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인데, "국가와 개인과 사회가 힘을 합쳐 성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구상도 일부 소개했다. 우선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고 몸이 아파 일을 쉬는 국민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전국민 상병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보편적 복지 성격의 직접 지원 방안이다.
온종일 돌봄 40%로 높여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고 공공 노인요양시설을 시군구당 최소 1곳씩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가난해서 대학에 못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과, 산간벽지나 도서 지역에서도 생활체육과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이 대표 스스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다"고 언급할 만큼 우리 사회의 복지체계 근간을 새롭게 짜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차기 대선을 겨냥해 심혈을 기울인 공약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하고 4대 보험을 정비하며, 복지국가의 기틀을 세웠고, 노무현 정부는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저출산·고령화에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으며,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신설, 고교무상교육 등으로 복지의 지평을 넓혔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도민들에게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기본소득 이슈를 끌고가는 한편 본인의 복지정책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신복지제도 구상에 대해 "이제까지 노력한 것은 인정하고 계승하고 보완하고 쌓아 올린다,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있다"며 "'제도의 지속성' 같은 것이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논의에 대해선 "알래스카 빼고 하는 곳이 없다"며 "그것을 복지제도의 대체재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 연설과 관련해 "말씀 주신 '신복지체계'는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이라며 "대표께서 훌륭한 방향제시를 해주셨으니 국민께 부여받은 180석의 막중한 책임과 권한으로 당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 대표가 "준비하겠다"고 밝힌 4차 재난지원금의 '선별+보편' 투트랙 추진방안에 대해선 "적극 환영한다. 이제 신속한 실천과 행동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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