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보란 듯..연기금 26일간 9조 던졌다
"기관이 찬물" 비판 나오지만
자산비중 목표치 따른 운용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
5월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위
중기자산계획 조정할지 주목
연기금의 매도 행진에 대한 자본시장 참가자들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연기금의 매도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주식 게시판 등에는 연기금의 매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매도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기금의 자산운용은 중장기 자산배분 기준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 국내 주식을 판다고 뭐라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연기금은 자산배분 기준에 따라 국내 주식을 더 담아 비중을 맞추게 된다. 전문가들은 누가 사고파느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게 아니라 경기와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 순매도는 26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월별로 따지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8개월 연속 국내 주식 16조200억원을 팔았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는 자산배분 기준에 따른 조치다. 국내든 해외든 주식 평가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더 사고, 평가액이 기준을 초과하면 팔아서 기준을 맞춰야 한다. 이 기준은 80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경우 5년 단위로 마련되는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 국내 주식시장이 좋거나 나쁘다고 비중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 목표치는 17.3%다. 그런데 작년 3월 곤두박질쳤던 코스피가 가파르게 회복되자 지난해 6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17.5%가 됐다. 6월부터 매달 주식을 팔았지만 코스피 상승 속도는 더 빨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9.6%까지 올라갔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는 16.8%다. 지수가 오르면 오를수록 국민연금의 매도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의 매도가 아쉽지만 우리 시장을 나쁘게 보고 파는 게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의 매도에 반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낮았는데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 자산배분의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5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2022~2026년 5년간의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마련한 2021~2025년 중기 계획에 따라 국민연금은 2025년 국내 주식 비중을 15.0%까지 줄일 계획이다. 5월 기금위에서 코스피 3000 시대에 맞춰 국내 주식 비중을 일부 조정할 것인지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까지 총 6.49%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20.39%에 이른다. 해외 주식 수익률은 8.36%로 국내 주식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 작년 한 해만 보면 국내 주식 수익률이 월등히 좋지만, 1988년 설립 이후부터 계산하면 국내 주식 수익률은 7.31%, 해외 주식 수익률은 9.71%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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