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국립대의 한숨..강원대 신입생 55%가 서울·경기 출신
강원대, 신입생 절반이상 차지
인서울 대학 못뚫어 지방 선택
싼 등록금·낮은 합격선도 영향
학령인구 감소세가 이어지고, 수험생들 사이에선 인서울 대학 선호도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서울·경기 출신 수험생들이 거점 국립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거점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져서라기보다는 사립대학에 비해 저렴한 등록금, 점점 낮아지는 합격선, 수도권과의 근접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9개 거점대학 입학처에 따르면 최근 5~10년간 각 대학에서 해당 지역 출신 신입생 비중은 줄어든 반면 서울·경기 출신 신입생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강원대는 2011년 기준 신입생 48.8%가 서울·경기 출신이었는데 지난해엔 55.5%로 10년 새 6.7%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북대 25.1%→29.0% △전북대 7.7%→17.3% △제주대 5.1%→13.8%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충북대는 2016년 12.8%에서 지난해 17.7%로 4년 새 4.9%포인트 늘었다.
서울·경기 신입생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한 거점대학 관계자는 "수도권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가 거점대학 핵심 경쟁력이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입생 출신 지역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앞으로 고3 학생 수가 더 줄어들면 거점대학의 생존은 서울·경기 지역 수험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우려다.
그나마 '지역 내 위상'으로 버텨오던 거점대학들이 더 이상 기댈 곳이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강원대는 신입생 절반이 서울·경기 출신 학생들로 충원되고 있다.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강원대는 1864명 모집에 6693명이 지원해 경쟁률 3.59대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정시 경쟁률 3.4대1보다 높아진 결과다. 9개 지역 거점대학들 중 정시 경쟁률이 높아진 곳은 강원대가 유일하다. 수도권과의 근접성이 대학 경쟁력이 됐다는 자조가 빈말이 아닌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 10년간 수시·정시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나타난 인서울 대학 쏠림 현상의 여파라고 해석한다. 임 대표는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이 약 80%로 확대되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인서울·수도권 대학들에 쏠렸다"며 "정시전형의 '바늘구멍'을 뚫지 못한 서울·경기 학생들이 거점대학으로 밀려났다고 보는 게 적절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의 지망 대학 우선순위는 서울에 있는 대학들이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이 거점대학이다. 이마저도 전공에 따라 격차가 크다"며 "수도권 수험생 사이에선 거점대학·국립대학이라는 인식보다는 지방대학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 했다. 또 "유망한 학과를 만들거나, 취업·장학금 등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없다면 이 같은 인식의 벽을 깨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 대학들의 서울·경기 출신 수험생 의존도는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대입 가능 자원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두 지역 수험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2011년 4월 기준 전국 고3 학생 수는 63만7000여 명으로, 서울·경기 지역 학생이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국 고3 학생은 43만7000여 명으로 약 20만 명 줄었고, 이 중 서울·경기 학생 비중은 42.7%로 나타났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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