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펀드매니저에 이어 젊은 매니저도 이탈.."차라리 개투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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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30대 초반 A씨는 지난해 말쯤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에 다니는 20대 펀드매니저 B씨도 최근 지인을 따라 개인 투자자로 나설까 고민했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퇴사한 데 이어 20대 후반~30대 초반 나이의 젊은 펀드매니저들까지 공모·사모를 가리지 않고 운용업계를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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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30대 초반 A씨는 지난해 말쯤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A씨는 일한 지 4년도 채 안 된 ‘어린 매니저’였다. 그는 "펀드 설정액이 계속 줄어들면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맞추는 자체가 어려워 생각보다 돈을 못 벌었다"라며 "요즘은 개인 신분으로 ‘내 돈’을 벌고 있는데, 장이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에 다니는 20대 펀드매니저 B씨도 최근 지인을 따라 개인 투자자로 나설까 고민했다. 그는 "업계에서 88~92년생이 많이 나가고 있다. (운용사는) 다들 돈 벌고 싶어서 오는 직장이었는데 돈을 못 버니까 ‘굳이 펀드매니저를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라고 토로했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퇴사한 데 이어 20대 후반~30대 초반 나이의 젊은 펀드매니저들까지 공모·사모를 가리지 않고 운용업계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개인 자격으로 직접 투자해서 자신의 돈을 굴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 ‘개투(개인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펀드매니저는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업계의 희망이었던 사모펀드마저 2019년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내리막길을 걷자 운용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이 젊은 층 사이에서 최근 들어 심해졌다"라며 "설정액이 계속 줄자 이제는 ‘내 돈이나 벌자’고 말하는 젊은 매니저들이 많아졌다"라고 전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하윤 전 마이다스에셋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을 비롯해 ‘가치투자 1세대’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 대표, 최웅필 전 KB자산운용 상무 등 내로라하는 매니저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두 1조~3조원 정도가 넘는 펀드를 굴리던 스타 매니저들이었다. 지난달 말에는 ‘이채원 키즈’라 불리는 배준범 한국투자밸류 코어밸류운용본부장도 사표를 냈다. 이들 가운데는 직접 유망 종목에 투자하기 위해 개투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38조1678억원 수준이다. 한 달 전인 지난 1월 4일 기준으로는 38조9763억원,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는 40조5118억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점점 주는 상황이다.
펀드 시장 불황은 지난해 이후 이달까지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으며 상승장이 이어진 것이 한몫했다. 단기 조정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시가 활황을 띠자 펀드에 묵혀놨던 돈을 빼서 직접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펀드 설정액이 자연스럽게 줄어버린 셈이다.
최 전 KB자산운용 상무는 "공모시장 비전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증시가 좋다 보니까 당연히 (더 잘 벌 수 있다는) 욕심이 날 수 있다"라며 "제도권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큰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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