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칼럼] 바로 앞만 보는 사회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2021. 2. 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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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교수·경제학
文정부 들어 유독 선심성지출 증가
코로나에 대응할 재정 모자라더니
선거앞 여야없이 선심지출병 도져
미래 생각않는 근시안 행태 자제를
[서울경제]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경제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는 사람들이 시간의 가치를 얼마만큼 평가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전문 용어로 이를 시간선호도라고 한다. 오늘 주머니에 있는 100만 원과 다음 달에 받을 100만 원의 가치가 과연 나에게 얼마만큼 차이가 있는가 하는 문제다. 당연히 사람들은 지금 수중에 있는 돈의 가치를 미래에 들어올 돈보다 높게 쳐준다. 다음 달의 100만 원은 오늘의 100만 원보다 그 가치가 작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자율이라는 변수를 통해 오늘과 미래의 돈의 가치 차이가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오늘과 미래의 돈의 가치는 시장과는 다를 수 있고 또한 돈이 아닌 다른 물건의 경우에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연환경을 보존함으로써 얻는 효용은 미래의 것이라도 현재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여긴다. 이러한 시간선호도의 차이는 사람들의 저축 패턴이나 나라로 치면 경상수지의 흑자나 적자 폭을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지금 소비하지 않고 저축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려 할 것이고,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현재의 소비에만 집착하게 된다.

어떤 시간선호도를 갖고 미래를 평가하는가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준다. 시간선호도는 세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기성세대는 많은 경우 미래를 중요하게 여기는 행동을 해왔다. 주위를 보면 자기 먹을 것 아껴 저축하고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다수 젊은이들은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인다. 당장 지금의 나를 위하는 ‘욜로(YOLO)’나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동학 개미’ 열풍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존의 투자 이론에서 배웠던 분산투자, 가치 투자 원리 대신 금기시됐던 ‘몰빵’ 투자, ‘빚투’ 등 위험한 투자 전략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세가 됐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미국 월가에 반기를 든 소액 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이라는 회사에 몰빵 투자를 해 주가를 올해 10배 이상 올려놓은 사례도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위해 모 아니면 도의 투자 전략에 매몰된다. 주위에 주식으로 몇 배 벌었느니 하는 얘기만 들리고 이런 식의 투자로 망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얘기는 묻혀 있다.

현재만 생각하는 모습은 정부 정책에도 나타난다. 이번 정부 들어 유난히 오늘을 위한 정책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전부터 정부 지출은 매년 10%씩 증가했고 각종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선심성 지출 증가로 정작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쓸 돈이 없다. 경기가 좋을 때 많이 걷히던 세금을 미래를 위해 아끼지 않고 눈앞의 선거와 민심을 사기 위해 펑펑 쓴 결과다. 이제 4차까지 바라보는 추경은 전부 국채를 발행해 미래 세대에게 떠넘길 수밖에 없게 됐다. 각종 연금이나 건강보험 수지가 위험한 수준까지 도달해 머지않아 고갈될 위험에 처했는데도 이에 대한 정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차기 정권이 어떤 경제를 물려받게 될지는 안중에도 없는 듯 50년을 집권하겠다는 정권이 마치 이번이 마지막인 것인 양 정책들을 내놓는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정책 근시안이라는 병에 걸린 듯하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닥친 지금 이 선심성 지출병으로 대변되는 정책 근시안이 여야 할 것 없이 다시 도지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위해 미래를 생각 않는 현실성 없는 공약이 기지개를 켠다. 아무리 지금 세대가 바로 앞만 본다고 해도 정부마저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정권은 임기가 있지만 정책의 결과는 임기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행동은 결국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처럼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언젠가는 자신의 발등을 찍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새해에는 개인이건 정부건 바로 앞만 보지 말고 좀 더 멀리 보기를 기대해본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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