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매출 10배 신화 쓴 씨젠..올해 1조 이익 넘본다

김시균 2021. 2. 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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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업계 최초 '1조 클럽'
지난해 전년比 매출 10배
올해도 연매출 1.5조원대
3년전 영업이익 100억대
올 컨센서스는 9200억대
영업이익률 60% 넘어서
다중진단키트기술 세계 '톱'
코로나19외 인플루엔자 등
5종 바이러스 동시진단키트
전세계 30여개국 주문 폭주

◆ 2021 신년기획 Rebuild 글로벌 넘버원 K바이오 ⑤ 씨젠 ◆

국내 최대 진단키트 업체인 씨젠이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꿈의 매출인 1조원을 훌쩍 넘겨 1조1880억원(추정치)의 대박 매출 신화를 쓴 씨젠이 또 한 번의 신화 창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2019년 1220억원이었던 씨젠 매출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지난해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금융권 주요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20%가량 치솟은 1조5000억원대 안팎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더 놀랍다. 2018년 106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7600억원대를 찍어 2년 만에 72배나 커진 데 이어 올해 증권가 컨센서스는 9200억~9300억원 규모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60%를 웃돌 만큼 수익성이 탁월하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본격화돼 환자 수가 줄어들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또한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을 접종하려면 대상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부터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키트 수요가 되레 늘어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포함해 150여 종 진단키트 제품을 67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씨젠이 성공을 거둔 것은 세계 최고의 분자진단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자진단이란 혈액, 객담, 소변 등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질병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천종윤 씨젠 대표가 유년 시절 결핵을 심하게 앓은 뒤 결핵균 종류와 치료제 내성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2000년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씨젠은 여러 가지 바이러스를 한 번에 동시 진단할 수 있는 다중진단 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씨젠 주력 제품은 동시진단키트 올플렉스(Allplex) 시리즈다.

지난달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은 최신 제품인 '올플렉스 SARS-CoV-2/FluA/FluB/RSV Assay'는 트윈데믹(감염병이 두 개 이상 동시에 확산되는 현상)을 염두에 두고 만든 동시진단키트다. 검사 한 번으로 코로나19, 인플루엔자 A·B형 독감, 감기와 중증 모세기관지폐렴을 유발하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A·B형 등 5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승인받은 '올플렉스 SARS-CoV-2 Assay' 제품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것이다.

씨젠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총괄자 이민철 부사장은 "씨젠은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분자진단 업계 5위 안에 들어간다"며 "기술적 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글로벌 톱에 다다른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씨젠의 동시다중검사 기술은 다른 회사에는 없는 혁신성을 입증해낸 사례"라며 "현존하는 분자진단 기술을 통틀어 가장 진보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플렉스 SARS-CoV-2는 30여 개국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 배경에 대해 이 부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R&D)에 주력해왔고 특허전담팀까지 마련해 지식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해왔다"며 "40여 개국에서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쳤는데 전 세계 진단 업계에서 이 정도로 특허에 공들이는 기업은 씨젠이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2000년 창업 당시부터 천 대표 주도로 꾸준히 R&D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씨젠은 연 매출 1000억원대 수준이었던 2017~2019년에도 총매출의 10% 수준인 100억원대 자금을 R&D에 집중 투자했다. 전 직원(676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280여 명이 연구 인력이다. 올 상반기에만 연구 인력을 기존의 2배인 600여 명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씨젠은 10여 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 대용량 자동화 진단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찍이 여러 나라에 씨젠 진단키트를 분석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를 깔아놨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진단키트를 곧바로 수출할 수 있었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씨젠은 최근 영국발·남아공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신속 출시할 계획이다. 올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1분기 내에 진단 제품 연간 최대 생산능력을 5조원어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준(지난해 2조원)으로 키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 8월 매입한 경기 하남시 1만752㎡ 규모 용지에 생산시설 5곳을 증축하고 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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