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우린 화물이 아니야"..갑질 아파트, 배달원 인권 어디로?

최민기 2021. 2. 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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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화상 연결 : 김영수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김영수 배달서비스지부장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지부장님 나와 계시죠?

[김영수]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인권위 진정을 제기하셨는데 여러 사례를 들어봤습니다. 굉장히 부당하다 싶은 조치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갑질 사례,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김영수]

갑질 사례가 워낙 많지만 그중에서도 라이더분들이 가장 많이 당하고 있는 일이 CCTV에 얼굴이 나오게끔 헬멧을 벗거나 마스크를 내려달라, 지금 코로나 시국인데도 마스크를 벗어서 CCTV에 얼굴이 나와야 된다. 그리고 본인들이 살고 계시는 아파트 단지 내에는 오토바이가 지상이든 지하든 출입할 수 없으니 멀리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도보로 걸어서 배달을 해라, 이런 종류가 많고요. 눈이 내리거나 비가 내릴 때 아파트 혹은 주상복합 로비에 물이 떨어지는 게 싫어서 우비를 벗고 입장해라, 그런 요구들이 많습니다.

[앵커]

아파트 쪽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김영수]

아무래도 제일 그분들이 말씀하시기에는 아파트의 보안과 안전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시지만 저희들이 느꼈을 때는 대부분 이렇게 요구들을 하시는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은 다 고급이에요. 굉장히 비싼, 저희들이 알고 있는 그런 대표적인 고급 빌라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들만의 안전도 중요하겠지만 배달원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마주치게 되면 아파트값, 집값이 떨어질까, 그런 부분들도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헬멧을 쓰고 오시는 분들 보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인지상정인데요. 안타깝습니다.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실제로 라이더분들은 어떤 토로를 가장 많이 하고 계십니까?

[김영수]

지난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렸잖아요. 날도 많이 후텁지근 했고. 그런 상태에서 헬멧을 벗으면 많이 헝클어져 있죠. 그리고 우비를 입고 있지만 안에는 땀 때문에 많이 옷들이 젖어 있어요. 대부분 얇은 옷을 입기 때문에 신체가 좀 비치기도 하고요. 그런 상태에서 우비를 벗어달라, 헬멧을 벗어달라라고 했을 때 굉장히 수치심이 많이 느껴지고요. 왜 나를 범죄자로 보는 거지? 이런 생각까지도 들게 합니다.

[앵커]

수치심, 자괴감 이런 것들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갑질 사례들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고가 신축 단지일수록 이런 걸 못하게 하는 조치들, 요구사항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집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소개를 해 주시죠.

[김영수]

아무래도 고급 아파트분들은 경비원이 저희가 알고 있는 그런 연세 드신 분들의 경비원이 아닌 사설 경비업체에서 경비를 서고 계세요. 젊으신 분들도 많고, 그런데 그분들이 저희들을 화물 엘리베이터로 안내를 하면서 왜 저희 화물 엘리베이터를 탑니까라고 물어보니까 입주민께서 아파트 내에, 단지 내에 혹은 입주민들이 타는 엘리베이터 안에 음식 냄새가 나는 게 싫다. 그리고 라이더들이 굉장히 두렵고 무서운 대상이니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기가 싫다. 이런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책을 마련해야죠. 마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파트 차원에서 먼저 어떤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영수]

그들이 말하는, 그분들이 말하는 보안과 자기들의 삶의 질을 계속 유지하고 싶으시면 1층이나 혹은 로비에 푸드박스라고 하는, 음식을 배달해서 수령해 갈 수 있는 박스를 따로 준비를 하시거나 코너를 만들어서 직접 내려오셔서 수령을 해 가시는 게 제일 안전하고 보안을 지키는 수준이 아닐까라고 상식적으로 생각이 듭니다.

단지 내에서 걸어서 배달을 하게끔 만드는 것도 멀리 가는 건 200m까지 저희 라이더가 걸어가거든요. 왕복으로 하면 총 400m죠. 시간으로 따지면 10분이 넘습니다. 그런 시간적인 것도 해소가 되려면 경비초소 앞이라든지 혹은 로비에 푸드박스를 준비하셔서 거기다가 음식을 저희가 보관해 드리고 인증사진을 찍어서 전송해 드리면 음식이 도착했구나 하고 내려오셔서 음식을 가져가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배달을 요청하는 분들의 배려도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인권위에 인권보장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근본적이고 궁극적으로는 어떤 조치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십니까?

[김영수]

지금 저희가 인권위에 제소한 것도 1차적인 거고요. 사실은 최종적으로는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배달하는 노동자도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들 아닙니까? 다 같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봐주시기를 바라고요. 배달원은 불결하다, 좀 지저분하다, 그런 사회적인 시선을 거둬주시고요. 저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드실 소중한 음식을 저희가 배달해 드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 범죄자가 절대 아니니까 그런 시선을 거두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누군가의 아버지다, 그리고 아들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응대해 주면 좋겠다는 말씀, 가슴 깊게 새겨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민주노총의 김영수 배달서비스 지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영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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