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초유의 법관 탄핵 대립..2월 국회 시작부터 '기싸움'

박태진 2021. 2. 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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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 범여권 국회의원 161명이 2월 임시국회 첫날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게 되면 여당이 법관 탄핵을 통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 논리를 부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내부 목소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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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실상 당론.."임성근 부장판사 헌법 위반"
당내 일각선 역풍 우려..헌재 문턱 못 넘을 수도
국민의힘,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만지작.."오점 많아"
정치적 맞대응엔 선 긋기..전문가 의견 수렴 후 결정

[이데일리 박태진 이정현 기자] 여야가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 범여권 국회의원 161명이 2월 임시국회 첫날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동발의에 참여한 만큼 사실상의 당론인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을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맞불 작전에 대해 ‘내로남불식 뜬금포’라며 맹비난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뜬금없이 들고 나온 김 대법원장 탄핵은 ‘헌법위반 판사’를 두둔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물타기 발언”이라며 “명분도 실익도 없는 그야말로 ‘조급함의 발로’이며 삼권분립 훼손에 앞장서는 사법농단 옹호 세력답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자신하지만 문제는 이후다. 무기명 투표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여권에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탄핵은 당내 대선 경쟁 구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권 선호도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유력 잠룡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가까운 이원욱·김영주 의원 등은 이번 탄핵소추안 공동발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 측근들은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부담을 여권 대권주자 중에서는 이 대표 혼자 짊어지게 된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사법부를 협박하고 길들이기 위해 탄핵 제도를 오용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2일) 오후 국회에서 임 부장판사 탄핵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소추안이 가결돼도 헌재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이달 28일 임 부장판사의 임기 끝나서 헌재가 그전에 결론 낸다는 보장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사법부 독립권 훼손, 4·15총선 무효 재판 지연 등 4가지 오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당에 정치적 맞대응 전략으로 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게 되면 여당이 법관 탄핵을 통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 논리를 부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내부 목소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전문가 의견 수렴 후 김 대법원장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임성근 판사 탄핵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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