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중 김진숙 복직, 채권단이 개입할 문제 아냐..쌍용차 회생계획안이 먼저"

임아영 기자 2021. 2. 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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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산업은행은 2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복직 문제에 대해 “채권단이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자동차의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 관련해서는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가 의사결정을 못하는 현 상황에서 산은의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채권단과 김 지도위원의 복직 및 금전 보상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노사가 결정할 사안으로 채권단이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최대현 산은 선임 부행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책임을 지거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초법적인 노력을 해야 달성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산은은 한진중공업 지분 약 16%를 보유한 주채권은행이다. 다른 국내 채권단이 47%, 필리핀 채권단이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산은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산은의 반대로 김 지도위원의 복직이 막혀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채권단으로서 노력은 계속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민간기업에 매각 중인 한진중공업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1986년 노동조합 대의원에 당선돼 노조 활동을 했고 같은 해 7월 해고됐다.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부당한 해고라며 복직을 권고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최대현 선임부행장이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한편 산업은행은 쌍용자동차의 P플랜 돌입 문제에 대해 잠재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는 1월 중순 이후 쌍용차의 자료 제출이 늦어짐에 따라 P플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못 하고 출국했다”고 밝혔다. 안영규 산은 기업금융부문장은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의 구체적인 회생 계획안이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 P플랜 진행 여부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해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HAAH오토모티브가 산은에 거액의 지원을 요구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안 부문장은 “잠재적 투자자 측이 채권단 앞에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단이 사업계획을 평가하기 어렵다. 쌍용차의 지속 가능한 회생계획안이 마련된다면 이에 대한 평가를 거쳐 금융지원 여부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최 부행장도 “P플랜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현 상황에서 산은의 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신규 투자 유치에 실패하거나 사업 타당성 미흡으로 P플랜 진행이 불가하면 통상의 회생 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쌍용차 노조에 요구한 2가지 조건(흑자 전환 전 쟁의행위 금지·단체협약 유효기한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에 대해선 “아직 쌍용차 노사와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부문장은 쌍용차가 파산하면 산은이 조기에 지원하지 않은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에는 “쌍용차의 부실화 원인은 대주주(인도 마힌드라)의 경영 실패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왜 산은의 책임인지 반문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쌍용차 문제와 관련해 과거 한국GM 지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물음에는 “한국GM은 대주주인 미 GM본사로부터 64억달러 지원 및 신차 배정을 약속받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확보함에 따라 2대 주주인 산은도 7억5000만달러를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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