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9시네! 택시 잡기 힘든데..
호출 건수, 전년 대비 176% 증가
[경향신문]
정부의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이후 서울 도심에서 ‘밤 9시 직후’는 ‘택시 잡기 가장 어려운 시간’이 됐다. 택시 호출 건수 분석 결과 수도권에서 거리 두기 2~2.5단계가 2개월가량 유지되면서 대다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는 오후 9시 직후 택시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올해 1월 오후 9~10시 ‘티맵 택시 호출 건수’는 전년 동월 동시간 대비 176.4% 증가했다. 이는 오후 10~11시와 오후 11시~자정까지 호출 건수가 각각 51%와 70%씩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오후 9~10시에 택시 호출이 폭증한 이유는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해당 시설이 문을 닫는 9시 직후에 집중적으로 귀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에서 지난해 11월24일부터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상향되면서 클럽,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12월8일부터는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돼 마트, 영화관, 음식점 등 일반관리시설까지 오후 9시 이후 매장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의 전체적인 택시 이용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1월 티맵 택시 호출 건수 기준으로 오후 10시 이후뿐만 아니라 오후 6~7시 41.41%, 오후 7~8시 45.35% 감소하는 등 오후 9~10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대에서 호출 건수가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에 머무는 인구가 늘고 재택근무 등이 정착하면서 전체 택시 이용이 줄어든 와중에 영업제한의 영향으로 오후 9시 직후 귀가하는 시민들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오후 9시 이후에는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탑승자의 밀집도가 높아지는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택시를 선호한 영향이 크다고 봤다.
거의 매일 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는 A씨는 최근 오후 9시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배차가 되지 않아 50분가량 택시를 기다린 적이 많다고 했다. A씨는 “한번은 경복궁역 근처에서 오후 9시5분쯤 택시를 불렀는데 잡히지 않아, 50분이 지나서 모범 택시를 불러서야 귀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얼마 전 오후 9시 직후 거리에 10분간 서 있었지만 빈 차가 보이지 않고 주변에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서 집까지 걸어갔다”며 “요즘은 오후 11시에 택시가 잘 잡힌다”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 역시 오후 9시 직후에는 구하기 어렵다. 서울 강남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C씨는 “밤 9시 전후는 대리운전 기사 연결이 잘 안 된다”며 “단가가 높은 대리 서비스를 이용해도 30분 이상 기다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체 택시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택시기사들은 오후 9시 전후를 ‘그나마 택시 승객을 태우는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D씨는 “예전에는 저녁 시간 이후면 막차 시간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많았는데, 요새는 그나마 9시 전후만 손님을 태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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