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공매도' 구심점 '한투연'과 셀트리온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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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겠다고 나선 개인 투자자 모임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대표 정의정)는 셀트리온과 인연이 깊다.
셀트리온(코스피)은 한투연이 공매도 세력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목한 두 종목 중 하나다.
한투연은 앞서 내놓은 성명서에서 "지난주 금요일(1월 29일) 코스닥지수가 폭락하는 중에도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에이치엘비에 대량의 매수세가 붙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드물게 상승세를 보여줬다"며 "공매도 세력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며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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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목 주가 2일엔 4%·1%대 하락
정의정 한투연 대표 셀트리온 다룬 책 <23번가의 기적> 펴내기도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겠다고 나선 개인 투자자 모임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대표 정의정)는 셀트리온과 인연이 깊다. 셀트리온(코스피)은 한투연이 공매도 세력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목한 두 종목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에이치엘비(코스닥)이다.
두 종목은 각각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을 보면 1월 28일 현재 셀트리온 4.56%(2조598억원), 6.52%(3079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0.29%, 0.52% 수준이다.
한투연 설립 배경, 설립 주역도 셀트리온과 일정한 관련성을 띠고 있다. 2019년 10월 한투연 설립을 주도한 정의정(63) 대표는 작년까지 ‘희망나눔주주연대’ 이사로 재직했다. 희망나눔연대는 셀트리온 주주들이 2017년 자발적으로 모여 설립한 자선단체라고 한다. 정 대표는 또 셀트리온의 기업사와 서정진 전 회장, 주주들의 사연을 담은 책 <23번가의 기적>을 2018년에 펴낸 바 있다. 책 제목은 셀트리온 본사 주소(인천 연수구 아카데미로 23)에서 따왔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금융권에서 20년가량 재직했다는 정 대표는 1990년대부터 주식에 투자했고, 2015년께 셀트리온 주식도 매입했다고 한다. 주식 공매도에 관심을 갖게 된 실마리였다. 정 대표는 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코스피 2000 돌파 뒤 10년 넘게 2000 초반에 머문 ‘박스피’의 원인이 무엇인가 생각하다가 공매도 때문이란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주주 운동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한투연에 대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여러 행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3만7천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투연은 “공매도 금지 조처(오는 3월 15일 만료 예정)를 1년 더 연장하고, 공매도 재개 전에 거래 방식을 100% 전산화해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핵심 주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매도에 대한 한투연의 선전 포고가 공매도 제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선포 첫날인 지난 1일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주가는 각각 14%대, 7%대 올라 코스피,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투연은 앞서 내놓은 성명서에서 “지난주 금요일(1월 29일) 코스닥지수가 폭락하는 중에도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에이치엘비에 대량의 매수세가 붙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드물게 상승세를 보여줬다”며 “공매도 세력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며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 개인 투자자 쪽이 승리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간 합심하는 게 쉽지 않다는 통설에 비춰보더라도 개인 쪽의 승리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첫날의 두 종목의 상승세가 개인 쪽의 매수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던데다 2일엔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 하락세는 공매도 잔고를 가진 쪽에 유리한 여건이다.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4.18% 떨어진 35만5500원을 기록했다. 에이치엘비도 1.76% 떨어진 9만48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3096.81), 코스닥 지수(963.81)가 각각 1.32%, 0.72%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정 대표는 이에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며 “당연히 아직은 외국인과 기관이 ‘골리앗’이지만 개인 투자자들도 예전처럼 호락호락 당하는 존재가 아니어서 ‘스마트 개미’가 주식시장의 흐름을 바꿔나가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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