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무인도 '선갑도'에 매립지?..환경단체 "결코 안될 일"

민주당 인천시당, 옹진군의원 등 요청 받고 '검토'

선갑도.© 뉴스1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인도인 선갑도를 인천시 자체매립지의 또 다른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결코 안될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시당 매립지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부 옹진군의원과 시민단체로부터 선갑도를 매립지 후보지로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최근 현장 방문까지 마쳤다.

특위는 이를 통해 선갑도 내 폐양식장과 밭 등의 규모가 매립지를 조성할 만한 면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소유주로부터 매립지를 조성할 경우 매각하겠다는 의사도 전달받았다.

특위는 섬 전체를 매입해 선갑도를 ‘환경 섬’으로 조성하고 관리하면 환경 훼손 없이 매립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검토를 마치는 대로 결과를 인천시에 넘길 계획이다.

인천시는 앞서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1 일대를 1순위 매립지 후보지로 낙점하고 주민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만일 선갑도를 후보지로 넣을 경우 또 다른 매립지 후보지로 부각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 “선갑도는 인천 앞바다 지주(支柱)로 덕적군도 주민들의 정신”이라며 “매립지가 아닌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덕적도로부터 남쪽 약 12㎞ 떨어진 선갑도는 면적 393만㎡, 해안선 길이 16.16㎞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인도다.

섬 전체가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응회암이고 섬 둘레는 4각, 5각의 주상절리가 선명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구렁이와 매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비롯해 가침박달, 쇠뿔석이 등 희귀식물도 서식하고 있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50년 학술조사보고서에 이미 ‘보호구 지정’이 언급돼 있고 인천시도 2007년 해양환경조사 및 보전관리계획을 통해 ‘준보전 도서’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 환경단체들은 이를 토대로 2019년 인천시와 환경부에 선갑도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선갑도는 핵폐기장, 채석장으로부터 주민과 환경단체가 지켜온 섬”이라며 “선갑도를 대이작도 풀등과 연계한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기후위기, 그린뉴딜에 맞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당 특위는 선갑도를 매립지 후보지로 넣는 것을 즉각 철회하라”고 덧붙였다.

inam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