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패딩 벗고 화물용 승강기만 타라"..배달종사자들, '갑질아파트'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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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김영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장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 A아파트에 배달을 갔다가 보안요원에게 제지를 당한 적 있다고 했다.
배달서비스지부는 "우리가 더욱 분노하게 되는 건 이런 노동권·인권 침해가 고급아파트·빌딩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배달종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배달노동을 하찮은 일로 여기는 사회적 편견이 현대판 신분제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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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하는 배달종사자 복장에 제한을 두는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마포구 공덕동의 B오피스텔도 배달종사자가 헬멧을 벗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이 오피스텔과 관련해 “한여름 헬멧을 벗고 엉망이 된 머리로, 많은 사람과 함께 승강기에 타게 돼 수치심을 많이 느꼈다”며 “이후 그 건물 콜은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배달종사자를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 취급해 복장을 제한하거나 주민과 분리되도록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하는 등 ‘갑질’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노동자 인권을 침해하는 아파트·빌딩 관리 규정과 인권침해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안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배달종사자 제보를 근거로 아파트 76곳, 빌딩 7곳 관리사무소를 피진정인으로 명시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런 불합리한 제한이 사실상 ‘현대판 신분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게 배달종사자 노조 측 지적이다. 배달서비스지부는 “우리가 더욱 분노하게 되는 건 이런 노동권·인권 침해가 고급아파트·빌딩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배달종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배달노동을 하찮은 일로 여기는 사회적 편견이 현대판 신분제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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